시장동향

공시가격 산정 기준
현실화율 계산법과 열람·이의신청 기간 정리

재산세 고지서에 찍힌 숫자는 시세도 매매가도 아니다. 그 숫자가 어떤 순서로 만들어지고, 언제 다시 볼 수 있으며, 어떻게 다툴 수 있는지를 기준 연도와 함께 정리했다.

📅 2026년 8월 17일 ✍️ 부동산인사이트 편집팀 📂 시장동향
9.13%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전국 평균 변동률(확정)
69%
2026년 적용 현실화율
4년 연속 동결
30일
공시일부터 이의신청
접수 기간(부동산공시법)

보유세 고지서를 받아 든 사람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대개 “우리 집이 이 값이라고?”라며 숫자를 다시 보는 것이다. 그런데 고지서에 적힌 그 숫자는 이웃이 실제로 판 가격도 아니고, 중개업소 창에 붙은 호가도 아니다. 정부가 매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조사해 별도로 정한 공시가격이다. 세금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산정, 기초연금 수급 판정, 각종 부담금의 과세표준이 여기서 출발한다.

그럼에도 이 숫자가 어떤 절차를 거쳐 만들어지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매년 3월이면 “열람 기간”이라는 안내가 지나가고, 4월 말에 확정 공시가 나오고, 5월 말이면 이의신청 창구가 닫힌다. 달력을 한 번 놓치면 그 해 부담은 그대로 확정된다. 아래 내용은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과 2026년 실제 공시 일정·수치를 기준으로 정리한 것이다.

1. 누가, 무엇을, 언제 정하는가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의 값은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한다. 실무 조사·산정은 한국부동산원에 의뢰하고, 그 결과는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단독주택은 구조가 조금 다르다. 국토부가 표본 성격의 표준주택가격을 먼저 공시하면, 시장·군수·구청장이 그것을 기준으로 관할 구역의 개별주택가격을 산정한다. 토지도 표준지공시지가와 개별공시지가로 같은 2단 구조를 이룬다.

공시기준일은 유형을 가리지 않고 매년 1월 1일이다. 즉 2026년 공시가격은 2025년 말 시점의 가치를 담은 숫자이지, 고지서를 받아 보는 그 시점의 시세가 아니다. 이 시차 때문에 “집값은 떨어졌는데 세금은 올랐다”는 체감이 생긴다. 공시가격은 원래 반년 이상 뒤늦은 숫자다.

“개별주택가격 및 공동주택가격은 주택시장의 가격정보를 제공하고, 국가·지방자치단체 등이 과세 등의 업무와 관련하여 주택의 가격을 산정하는 경우에 그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제19조(주택가격 공시의 효력)

2. 산정에서 공시까지 — 2026년의 실제 달력

제도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은 실제로 지나간 일정을 따라가 보는 것이다. 2026년 공동주택 공시는 약 1,585만 호를 대상으로 다음 순서를 밟았다.

  1. 조사·산정 — 한국부동산원이 기준일(1월 1일) 시점의 적정가격을 조사한다.
  2. 열람 및 의견청취 — 3월 18일부터 4월 6일까지 공시가격안을 공개하고 소유자·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받는다.
  3. 의견 반영 — 제출된 14,561건 가운데 타당성 검토를 거쳐 1,903건(13.1%)이 조정에 반영됐다.
  4. 심의·결정 —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4월 30일 결정·공시했다.
  5. 이의신청 — 공시일부터 30일인 5월 29일까지 접수하고, 처리 결과는 6월 26일까지 회신했다.

주목할 대목은 3단계다. 의견을 낸다고 다 받아들여지지는 않지만, 열 건 중 한 건 이상은 실제로 조정됐다. 확정치가 열람안 9.16%에서 9.13%로 0.03%포인트 내려간 것도 이 절차의 결과다. 제도가 형식적으로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3. 현실화율 계산법 — 69%라는 숫자의 정체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은 공식이 단순하다.

현실화율 = 공시가격 ÷ 시세 × 100

시세 10억원인 집의 공시가격이 6억 9,000만원이면 현실화율은 69%다. 거꾸로 쓰면 공시가격 = 시세 × 현실화율이 되고, 정부는 이 산식의 뒷항을 정책적으로 정한다.

2020년에 도입된 이른바 현실화 계획은 이 비율을 해마다 단계적으로 끌어올려 장기적으로 90%까지 맞추겠다는 구상이었다. 시세가 제자리여도 비율이 오르면 공시가격이 오르고, 따라서 세 부담이 늘어난다. 이 구조가 부담 급증 논란을 낳자 정부는 계획 적용을 멈췄고, 2026년 공시에는 2020년 수준인 69%가 4년 연속 그대로 적용됐다.

비율이 고정됐다는 것은 곧 공시가격이 시세 변동만 따라간다는 뜻이다. 2026년 전국 변동률 9.13%는 정책적 인상분이 아니라 2025년 한 해 동안의 시세 등락이 그대로 옮겨온 값이다. 서울이 18.60%로 가장 크게 오르고 제주가 -1.81%로 가장 많이 내린 것도 같은 이유다.

구분 상승 상위 하락 지역
1위 서울 18.60% 제주 -1.81%
2위 경기 6.37% 광주 -1.27%
3위 세종 6.28% 대전 -1.11%
4위 울산 5.22% 대구 -0.78%
전국 평균 9.13% (열람안 9.16% 대비 -0.03%p)

같은 나라 안에서 20%포인트 가까운 격차가 벌어졌다. 열람안 기준으로 보면 서울 안에서도 강남 3구가 24.7%, 한강 인접 자치구가 23.13% 오른 반면 나머지 자치구는 6.93%에 그쳤다. 가격대별로도 3억원 이하는 0.5%, 9억~12억원 구간은 20.9%, 30억원 초과는 28.59%로 갈렸다. 공시가격 12억원을 넘는 주택은 전국 48만 7,000호로 1년 만에 53.25% 늘었다.

4. 열람·의견제출과 이의신청은 어떻게 다른가

두 창구를 같은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시점과 대상이 다르다.

창구는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 누리집의 온라인 접수, 우편·팩스, 시·군·구청 민원실 방문 가운데 고르면 된다. 개별주택가격과 개별공시지가는 결정 주체가 지방자치단체이므로 해당 시·군·구가 창구가 된다.

“공시일부터 30일 이내에 서면으로 이의를 신청할 수 있으며, 국토교통부장관은 그 기간이 만료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심사하여 그 결과를 신청인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제7조(이의신청) — 공동주택가격에도 준용

이의신청을 낼 때 통하는 근거와 통하지 않는 근거

“세금이 부담스럽다”는 사유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심사 대상은 어디까지나 가격 산정이 적정했는가이기 때문이다. 실효성 있는 근거는 대체로 사실관계의 오류다. 전용면적·층·향·구조가 실제와 다르게 기재된 경우, 같은 단지 유사 평형과 견줘 균형이 깨진 경우, 조망·소음·일조처럼 가치에 영향을 주는 개별 요인이 반영되지 않은 경우가 그렇다. 근거를 세우려면 해당 단지의 공시가격 산정 기초자료를 먼저 열람해 어떤 조건으로 평가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5. 제도 평가 — 균형성이 남은 과제다

비율을 동결하면서 인위적 인상 논란은 가라앉았지만, 다른 문제가 드러났다. 69%는 전국 평균값일 뿐 개별 주택에 그대로 적용되는 숫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 언론이 전국 20개 단지를 표본으로 KB시세 대비 공시가격을 계산한 결과 실제 반영률은 평균 64.4%로, 공표된 69.0%보다 4.6%포인트 낮았다. 편차도 균일하지 않았다. 시세 15억원 이상 서울 단지는 공표 75.3%에 실제 68.1%로 7.2%포인트 벌어진 반면, 지방 도시는 격차가 2.8%포인트에 그쳤다.

같은 값어치의 집이 지역과 가격대에 따라 다른 비율로 과세되면 그 자체가 형평 문제가 된다. 현실화율을 얼마로 정할 것인가보다 같은 비율이 실제로 고르게 적용되는가가 최근 논의의 초점이 된 이유다. 표본과 방법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위 계산은 참고치로 보는 편이 맞지만, 방향성 자체는 정부가 균형성 제고를 과제로 삼고 있는 것과 일치한다.

6. 실수요자·보유자를 위한 시사점

결론

공시가격은 시장이 매긴 값이 아니라 제도가 만든 값이다. 기준일은 1월 1일로 고정돼 있고, 산정은 한국부동산원과 지방자치단체가 나눠 맡으며, 시세에 곱해지는 비율은 4년째 69%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2026년의 9.13%는 정책이 올린 숫자가 아니라 지난해 시세가 남긴 자국에 가깝다.

이 구조를 알고 나면 대응 지점도 분명해진다. 확정된 뒤에 놀라기보다 열람 기간에 먼저 들여다보고, 산정 기초자료로 근거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30일 안에 서면으로 다투는 것. 매년 반복되는 이 절차를 한 번 익혀 두면 그다음부터는 달력만 확인하면 된다.

본 기사는 2026년 8월 17일 기준으로 공개된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국토교통부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 자료, 지방세법 관련 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일반적인 해설이며, 특정 물건에 대한 세무·법률 자문이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공시 일정과 비율·기준은 연도별로 달라지고 개별 사안에 따라 적용이 다를 수 있으므로, 실제 신청 전에는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와 관할 시·군·구청의 최신 공고, 국가법령정보센터의 현행 조문을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