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주
서울 아파트값
연속 상승 주수 (2026.10 기준)
-40%
서울 아파트 월별 거래량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
2주↑
서울 외곽 지역
2주 연속 상승폭 확대

서울 아파트 시장이 이상한 국면을 연출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 주로 88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2024년 초부터 시작된 오름세가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의왕·군포 등 경기 외곽까지 상승폭이 확대됐고, 한동안 보합세를 보이던 용산도 반등에 나섰다.

그런데 전통적인 시장 논리와는 정반대의 현상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아주뉴스와 국민일보의 분석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한 달 새 39.7~41% 급감했다. 거래가 줄면 가격이 내려야 하는데, 현실은 거래가 줄수록 오히려 가격이 더 끈적이게 올라가는 '비거래 상승' 기현상이다. 이 역설의 정체는 무엇인가.

88주 연속 상승: 숫자 뒤에 숨겨진 함정

88주 연속 상승이라는 숫자는 강렬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층적인 현실이 드러난다. 서울 아파트값 평균 상승은 사실 지역별 온도 차가 크다. 스트레이트뉴스 분석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오르는데 평균 거래 금액은 오히려 하락했다. 이는 고가 아파트 거래는 줄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강남 고가 아파트가 신고가를 새기는 장면과 은평·도봉·노원의 중저가 아파트가 소량 거래되며 소폭 오르는 장면이 뒤섞인 결과가 '88주 연속 상승'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압축된 것이다.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상승'이라는 방향보다 '어디서, 어느 급지의 아파트가 오르고 있느냐'다.

"지금 서울 아파트 시장은 거래량이 5분의 2 줄어든 상태에서 가격만 우상향하는 진공 상태다. 극소수의 급매와 호가 상승이 교차하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런 시장은 언제든 충격에 취약하다."

—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거래량 40% 급감: 왜 팔지 않는가

매도자들이 집을 내놓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양도소득세 중과 부담과 대체 주거지 마련의 어려움이 맞물린 결과다. 이 집을 팔면 적지 않은 세금을 내야 하고, 그 돈으로 비슷한 수준의 다른 집을 사려면 더 큰 비용이 든다. '팔아도 갈 곳이 없다'는 심리가 매물 잠김의 가장 큰 원인이다.

매수자들도 마찬가지로 움츠러들어 있다. LTV·DSR 규제로 대출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지금 가격에 사면 '상투를 잡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크다. 88주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상승의 끝을 알 수 없어 선뜻 진입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 결과 시장은 소수의 거래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낮은 유동성, 높은 변동성 구조에 빠져들고 있다.

들썩이는 외곽: 의왕·군포·용산의 상승

이번 주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경기 의왕과 군포, 그리고 서울 용산의 상승이다. 의왕·군포는 1기 신도시(평촌) 재정비 기대감과 GTX-A 노선 수혜 기대가 결합되며 호가가 올랐다. 용산은 그간 부동산 사업 지연 이슈로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관련 규제 해소 기대감에 반등 조짐이 나타났다.

🏙️ 용산구
2주 반등, 개발 기대감 재부상
주간 +0.08%
🏘️ 의왕·군포
1기 신도시 재정비·GTX 기대
상승폭 확대
🏗️ 강남4구
신고가 경신 지속, 매물 잠김
강보합~소폭 상승
📉 노원·도봉
거래 정체, 보합~소폭 상승
지수 기여도 낮음

이처럼 상승의 불씨는 전방위로 번지는 양상이지만, 속도의 차이는 뚜렷하다. 핵심 지역의 강세와 외곽의 기대감 상승이 뒤섞이며 전체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문제는 이 상승이 실수요 거래에 기반한 상승인지, 아니면 유동성 부재 속에서 호가만 오른 '실체 없는 상승'인지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시장 이분화: 상반된 두 개의 서울

지금 서울 아파트 시장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이분화(二分化)'다. 강남·서초·용산 등 핵심 입지의 고가 아파트는 거래가 끊겨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간헐적 거래마다 신고가를 경신한다. 반면 중저가 외곽 아파트는 거래는 간헐적이고 상승폭도 제한적이다. 같은 '서울 아파트' 카테고리 안에서도 전혀 다른 시장이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 이분화는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가장 가혹하다. 상승장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하는 수요자는 대출 규제로 살 수 있는 가격대가 제한되고, 막상 그 가격대의 물건은 외곽 중저가밖에 없다. 원하는 입지에 진입하기는 더 어려워지고, '어쩔 수 없이' 외곽을 선택했다가 나중에 가격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88주 상승이라는 숫자가 주는 공포감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의 자금력과 실거주 목적에 맞는 물건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와 실거주를 구분하고, 레버리지를 무리하게 쓰지 않는 것이 지금 시장에서 가장 현명한 전략이다."

—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향후 전망: 상승이 지속될까

단기적으로는 상승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서울·수도권의 입주 물량 감소가 지속되고 있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여전히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 외곽 지역의 GTX 수혜 기대와 1기 신도시 재정비 일정 가시화도 상승 압력을 유지시킬 것이다.

다만 세 가지 변수가 변곡점을 만들 수 있다. 첫째, 기준금리의 예상 외 인상 또는 동결이다. 시장은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부상이나 원·달러 환율 급등 시 인하 시나리오가 뒤집힐 수 있다. 둘째, 추가 규제 카드다. 정부가 88주 연속 상승을 좌시하지 않고 새로운 대책을 꺼낼 경우 단기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 셋째, 경기 침체 심화다. 내수 침체가 가계 소득을 압박하면 고가 아파트 수요층도 타격을 받는다.

📌 실수요자·투자자 시사점 5가지

  • 거래량 급감 속 상승은 '유리 천장' 위에 서 있을 수 있다 — 무리한 레버리지 사용은 금물이며 DSR 한도의 70%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 서울 외곽·경기 접경 지역의 GTX·재정비 수혜 기대감은 구체적인 공사 일정과 분양가를 확인한 뒤 투자 판단을 해야 한다 — 기대만으로 진입하면 실망 매물이 될 수 있다.
  • 내 집 마련이 목적이라면 시장 타이밍보다 '내가 살 수 있는 가격과 입지'를 먼저 정하고 분할 접근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유리하다.
  • 전세를 고려 중이라면 전세 매물 감소 추세를 반드시 감안하고, 깡통전세 위험이 있는 외곽 빌라·구축 물건은 피하는 것이 원칙이다.
  • 하반기 분양 일정에 주목하라 — 3기 신도시 파주·남양주 등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는 시세 대비 합리적 가격으로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결론: '88'이라는 숫자에 속지 말라

88주 연속 상승은 분명 인상적인 기록이다. 하지만 그 숫자 뒤에는 유례없이 낮은 거래량, 심화된 시장 이분화, 그리고 실수요자들의 소외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거래 없는 상승은 언제라도 충격에 취약하고, 실수요자들에게는 높은 진입 장벽만을 남긴다.

지금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냉정한 판단력이다. 88주라는 숫자에 압도되어 서두르거나, 반대로 '언젠가 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무작정 기다리는 것 모두 위험하다. 본인의 재정 능력과 주거 목적을 명확히 하고, 시장의 구조적 흐름을 이해한 위에서 움직이는 것이 2026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을 헤쳐 나가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면책 고지: 본 기사는 언론 보도 및 공개 통계를 기반으로 작성된 시장 분석 정보이며, 특정 부동산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동산 거래는 개인의 자금 사정, 세금 환경, 거주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투자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