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지 가능 기간(만료 전)
마감(만료 전)
효력 발생까지의 기간
전세나 월세 계약서의 만료일이 다가오는데 임대인도 임차인도 아무 말이 없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이때 계약은 저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법에 따라 이어진다. 이를 묵시적 갱신, 흔히 자동 연장이라고 부른다. 아래 내용은 2026년 10월 현재 시행 중인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기준으로 한 일반 설명이며, 상가 건물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따로 적용된다.
묵시적 갱신은 새 계약서를 쓰지 않았는데도 효력이 생긴다는 점에서 편리하지만, 갱신 뒤 기간이 어떻게 되는지, 보증금을 올릴 수 있는지, 중간에 나가려면 언제까지 말해야 하는지를 모르면 이사 일정이 어긋나거나 보증금 반환이 늦어진다. 핵심만 순서대로 풀어 본다.
묵시적 갱신 뜻과 성립 조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1항은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임차인에게 갱신을 거절한다는 통지 또는 조건을 변경하지 않으면 갱신하지 않겠다는 통지를 하지 않으면, 그 기간이 끝난 때에 전 임대차와 같은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고 정한다.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갱신하지 않겠다는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도 같다.
정리하면 성립 조건은 두 가지다. 첫째, 임대인이 만료 6개월~2개월 전 사이에 거절·조건변경 통지를 하지 않았을 것. 둘째, 임차인도 만료 2개월 전까지 종료 통지를 하지 않았을 것. 양쪽 모두 침묵하면 자동으로 이어진다. 한쪽이라도 기간 안에 적법하게 통지하면 묵시적 갱신은 성립하지 않는다.
갱신 후 계약 기간과 보증금
묵시적 갱신이 되면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본다(같은 법 제6조 제2항, 제4조 제1항). 월세·전세 구분 없이 같다. 보증금과 월세는 전 계약과 동일한 조건이 원칙이다. 갱신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임대인이 보증금을 올릴 수는 없다.
증액하려면 별도로 청구해야 하고, 제7조에 따라 약정한 차임이나 보증금의 5%를 넘지 못한다. 또 증액 청구는 임대차 계약 또는 약정한 차임 등의 증액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는 하지 못한다. 합의로 올린 경우에는 증액분에 대해 확정일자를 다시 받아야 그 부분의 우선변제 순위가 확보된다.
전입신고와 점유를 유지하고 있다면 대항력은 그대로 이어진다. 다만 보증금 반환보증(HUG·SGI 등)에 가입했다면 갱신 후 보증기간을 연장해야 하는지는 각 보증기관의 약관에서 확인해야 한다.
갱신 후 임차인 해지: 3개월 계산
제6조의2는 묵시적 갱신이 된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생긴다고 정한다. 기산점은 보낸 날이 아니라 임대인에게 도달한 날로 본다. 내용증명 우편을 쓰면 도달 여부를 입증하기 쉽다.
예를 들어 만료일이 2027년 3월 31일인 전세 계약에서 양쪽 모두 아무 통지를 하지 않아 4월 1일부터 묵시적으로 갱신되었고, 임차인이 2027년 6월 10일에 해지 통지를 보내 그날 도착했다고 하자. 민법의 기간 계산(초일 불산입, 월 단위 계산)에 따르면 통상 2027년 9월 10일이 지나면서 해지 효력이 생기고, 임대인은 그 시점에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를 진다. 정확한 시각과 사안별 해석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일정이 빠듯하면 하루 이틀의 여유를 두는 것이 안전하다.
임대인은 묵시적 갱신 후 해지할 수 있나
제6조의2의 해지권은 문언상 임차인에게만 주어진다. 임대인이 묵시적 갱신 이후 일방적으로 계약을 끝내려면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법이 정한 갱신거절 사유(제6조의3 제1항 각 호, 예: 차임 2기 연체, 임대인 본인의 실거주 등)가 있어야 하고 통지도 만료 6개월~2개월 전에 해야 한다. 실거주를 이유로 한 거절은 임대인이 직접 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임대하면 손해배상 책임이 생길 수 있다.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와의 차이
묵시적 갱신은 양쪽이 말이 없어서 이어지는 것이고,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만료 6개월~2개월 전에 적극적으로 청구하는 권리다. 갱신요구권으로 갱신된 계약은 1회에 한해 2년이며, 조건은 전 계약과 같되 5% 범위 내 증액이 가능하다. 갱신요구권은 1회만 행사할 수 있다. 갱신 방식에 따라 이후 협상 여지가 달라지므로 어느 쪽인지 서면으로 남겨 두는 것이 좋다.
임차인·임대인이 확인할 사항
- 달력 확인: 만료일에서 6개월 전, 2개월 전 날짜를 계약 시점에 미리 적어 둔다. 2개월 전 하루만 넘겨도 자동 연장이 확정된다.
- 이사 계획이 확실하면 서면 통지: 만료 2개월 전까지 종료 의사를 문자·내용증명으로 남기고 도착 기록을 보관한다.
- 갱신 후 이사: 묵시적 갱신 뒤 나가려면 해지 통지 도착일부터 3개월이 필요하므로 새 집 잔금일과 맞춰 역산한다.
- 증액은 5% 상한과 1년 제한: 임대인이 올려 달라고 해도 5%와 1년 간격이 법정 한도다. 합의 증액이면 증액분 확정일자를 새로 받는다.
- 보증금 반환보증 연장: 전세보증을 쓰고 있다면 갱신 후 보증기간이 이어지는지 보증기관에 문의한다.
- 특약 확인: 계약서에 자동 연장 배제나 별도 통지 규정이 있어도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다(제10조).
결론
묵시적 갱신은 법이 침묵을 계약 유지의 의사로 해석하는 장치다. 만료 6개월~2개월 전 사이에 통지가 없으면 같은 조건의 2년이 새로 시작되고, 이후 임차인은 언제든 나갈 수 있지만 효력은 임대인에게 도달한 날부터 3개월 뒤에 생긴다. 이사와 보증금 반환 일정은 이 세 개의 숫자, 곧 6·2·3개월로 거의 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