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구역의 주택을 샀는데 새 집 입주권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원인은 대부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제39조의 조합원 자격 제한이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일정 시점 이후에 건축물이나 토지를 양수한 사람이 조합원이 될 수 없고, 이 경우 종전자산 감정평가액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
2025년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이 제한이 적용되는 구역이 크게 늘었다. 이 글은 제한이 시작되는 시점, 법이 인정하는 예외 조건, 예외를 증명하는 절차와 최근 해석 변화를 차례로 정리한다. 세부 요건은 법령과 해석이 바뀔 수 있으므로 계약 전 반드시 국가법령정보센터와 해당 지자체에서 현행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제한이 시작되는 시점: 재건축과 재개발의 차이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사업은 조합설립인가 후, 재개발사업은 관리처분계획인가 후에 건축물 또는 토지를 양수한 사람은 조합원이 될 수 없다. 재건축 쪽이 훨씬 이른 단계에서 막힌다는 뜻이다. 조합설립인가만 났어도 매수인에게는 입주권이 따라오지 않는다.
여기서 양수에는 매매와 증여 등이 포함된다. 반면 상속과 이혼에 따른 취득은 양수에서 제외되어 이 제한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다만 상속받은 뒤 다시 지분을 증여하는 경우처럼 단계가 겹치면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 두 날짜가 매수 가능 여부를 가르는 첫 번째 기준선이다."
법이 인정하는 양도 예외 사유
제한 시점 이후에도 아래 사유에 해당하면 양수인이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있다. 사유마다 요건이 다르므로 매도인이 어느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특정해야 한다.
- 세대원 전원이 근무·생업, 질병 치료, 취학, 결혼 등으로 사업구역이 속한 시·군 밖으로 이전하는 경우
- 상속으로 취득한 주택으로 세대원 전원이 이전하는 경우
- 세대원 전원이 해외로 이주하거나 2년 이상 해외에 체류하려는 경우
- 1세대 1주택자로서 소유 기간 10년 이상, 거주 기간 5년 이상인 양도인이 파는 경우
- 채무를 이행하지 못해 경매 또는 공매로 넘어가는 경우
- 조합설립인가일부터 3년이 지나도록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없는 재건축에서, 3년 이상 계속 소유한 사람이 사업시행인가 신청 전에 양도하는 경우
마지막 사유에서 기준이 되는 것은 착공이 아니라 사업시행인가 신청 여부다. 착공이 늦어진다고 해서 이 예외가 열리는 것이 아니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피상속인에게 상속받은 경우에는 피상속인의 소유 기간을 합산한다.
10년 보유·5년 거주 요건을 따지는 순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예외가 1세대 1주택자의 10년 소유·5년 거주 요건이다. 여기서 쟁점이 되는 것은 양도 시점에 1세대 1주택 상태여야 하는지, 소유·거주 기간을 어느 시점까지 채워야 하는지다. 법제처 유권해석과 판례가 이 요건의 의미를 다루고 있어, 실무에서는 매도인의 주민등록 이력과 등기 이력으로 기간을 입증한다.
소규모 정비사업은 일반 정비사업과 달리 5년 소유·3년 거주 요건을 적용한다는 설명이 있으므로, 사업 유형부터 확인해야 한다. 공동소유 주택은 2025~2026년에 해석이 바뀌었다는 보도가 있다. 공동 소유자 한 명만 요건을 채우면 전체 지분을 양도할 수 있다는 종전 입장에서, 공동 소유자 모두가 예외 사유를 충족해야 한다는 쪽으로 법령해석이 변경됐다는 내용이다. 지분 거래라면 이 부분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
"조합원 지위 승계는 계약서가 아니라 요건 증명 서류로 결정된다. 증명할 수 없는 예외는 예외가 아니다."
매수 전 확인 절차
예외 요건을 갖췄더라도 거래 후 문제가 생기는 일이 있어, 계약 전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 해당 구역이 투기과열지구인지 국토교통부 고시와 지자체 공고로 확인한다
- 사업 단계(조합설립인가일, 사업시행인가 신청 여부, 관리처분계획인가일)를 구청 또는 정비사업 정보몽땅 같은 공공 정보 시스템에서 확인한다
- 매도인이 어떤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 서류(주민등록초본, 등기부등본, 가족관계 서류)로 확인한다
- 매도인이 다물권자인지 확인한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여러 채를 가진 사람에게서 양수해도 조합원 자격은 하나만 인정된다
- 계약서에 조합원 지위 승계 불가 시 계약 해제와 계약금 반환 조건을 특약으로 넣고, 잔금 전에 조합 또는 지자체에 승계 가능 여부를 문의한다
사업 단계가 진행되면 다시 막힐 수 있다
예외가 한번 열렸다고 영구히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조합설립 뒤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어 3년 예외로 양도가 가능했던 단지도,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 법정 예외 사유가 없는 매물은 다시 거래가 사실상 어려워진 사례가 보도됐다. 따라서 매수 시점뿐 아니라 잔금과 등기 시점의 사업 단계도 확인해야 한다. 소유권 이전을 먼저 하고 잔금을 근저당권으로 담보하는 방식으로 제한 시점 전에 지위를 확보하려는 거래도 있었으나, 이런 구조는 분쟁 소지가 커서 권하기 어렵다.
제도 평가와 전망
양도 제한은 투기 수요가 조합원 지위를 사고팔며 분담금과 사업 속도를 흔드는 것을 막으려는 장치다. 반면 실거주 사정으로 팔아야 하는 소유자에게는 환금성을 막는 규제다. 서울시가 일부 자치구의 요청을 받아 완화를 건의했다는 보도도 있어, 예외 범위가 조정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러나 현재 시행 중인 규정이 바뀌기 전까지는 현행 조문대로 판단해야 한다.
실수요자·투자자 시사점
- 투기과열지구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후부터 매수 자격이 막힌다.
- 입주권이 없는 매수의 결과는 현금청산이며, 시세 대비 낮은 감정가 기준 보상으로 끝날 수 있다.
- 10년 보유·5년 거주 예외는 매도인의 서류로 입증되어야 하고, 공동소유라면 전원의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사업시행인가 같은 단계 변화로 예외가 닫힐 수 있어 계약 시점과 등기 시점을 모두 점검해야 한다.
- 계약서에 승계 불가 시 해제 특약을 넣고, 중개업소 설명이 아닌 조합·지자체 회신으로 확인한다.
결론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은 가격보다 먼저 확인해야 하는 조건이다. 사업 단계, 투기과열지구 여부, 매도인의 예외 사유, 다물권 여부 네 가지를 서류로 확인하면 대부분의 위험을 걸러낼 수 있다. 요건 해석이 갈리는 사안은 정비사업 전문 변호사나 법무사의 검토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