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만료 전)
증액 상한
갱신 기간
전세나 월세로 살던 집의 계약 만료가 다가오면 세입자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계약갱신청구권이다. 2020년 7월 31일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도입된 이 제도는 세입자가 한 번에 한해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게 하고, 집주인은 법에 열거된 사유가 없으면 이를 거절하지 못하게 한다. 근거 조문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이다.
제도가 도입된 지 몇 해가 지났지만 실제 분쟁은 계속된다. 행사 시점을 놓쳐 권리를 잃거나, 집주인의 실거주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5%라는 숫자를 잘못 계산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글은 행사 기간, 거절 사유, 증액 상한 계산, 거절 후 손해배상을 조문 순서대로 짚는다.
행사 가능 기간과 횟수
세입자는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 안에 갱신을 요구해야 한다. 계약 만료일이 2027년 3월 31일이라면 2026년 9월 30일부터 2027년 1월 31일 사이가 행사 가능한 창구다. 2개월 전을 하루라도 넘기면 청구권은 사라지고, 이후에는 집주인과의 합의로만 연장할 수 있다.
청구권은 한 번만 쓸 수 있고, 갱신되는 기간은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2년이다. 그래서 최초 계약 2년에 갱신 2년을 더해 최대 4년 거주가 보장된다는 말이 나온다. 요구 방식에 법적 형식 제한은 없어 구두도 가능하지만, 분쟁에 대비해 문자·카카오톡·내용증명처럼 날짜가 남는 수단을 쓰는 편이 안전하다.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9가지 사유
제6조의3 제1항은 집주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경우를 열거한다. 열거된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거절은 효력이 없다. 조문을 풀어 쓰면 다음과 같다.
📋 갱신 거절 사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 세입자가 월세 2기(두 달치)에 해당하는 금액 이상을 연체한 경우
-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 서로 합의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 집주인 동의 없이 목적 주택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재임대)한 경우
-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주택을 파손한 경우
- 주택 일부가 멸실되어 임대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
- 집주인이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세입자에게 구체적으로 알리고 계약을 시작했으며, 그 계획에 따라 철거·재건축을 하려는 경우 등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 집주인 본인 또는 직계존속·직계비속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 그 밖에 세입자가 임차인으로서 의무를 현저히 위반했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분쟁이 가장 잦은 것은 여덟 번째, 실거주 사유다. 집주인이 직접 들어와 살겠다고 하면 세입자는 원칙적으로 갱신을 요구할 수 없다. 다만 실거주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거주 의사와 계획이 있어야 하고, 이를 다투는 경우 집주인이 입증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집주인의 배우자나 형제자매는 조문에 없다는 점도 알아 둘 만하다.
증액 상한 5% 계산 예시
청구권으로 갱신할 때 보증금과 월세는 종전 금액의 5% 이내에서만 올릴 수 있다. 근거는 제6조의3 제3항과 제7조, 시행령 제8조다. 보증금과 월세를 각각 5%로 계산하며, 5%는 상한일 뿐이므로 그 아래에서 협의해 정하면 된다.
🧮 계산 예시
- 전세 3억 원: 3억 × 5% = 1,500만 원 → 갱신 후 최대 3억 1,500만 원
- 보증금 2억 원 + 월세 70만 원: 보증금 최대 2억 1,000만 원, 월세 최대 73만 5,000원
- 보증금 1억 원 + 월세 100만 원: 보증금 최대 1억 500만 원, 월세 최대 105만 원
증액 청구는 임대차계약 또는 직전 증액이 있은 후 1년 이내에는 할 수 없다는 제한도 있다. 또 이 법의 규정에 어긋나는 약정으로 세입자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제10조). 그래서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뒤에 집주인이 5%를 넘겨 청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다만 세입자가 합의해서 더 올려 주는 형태로 재계약하는 것은 청구권 갱신이 아닌 합의 갱신이라 별개의 문제다.
거절 후 손해배상과 묵시적 갱신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해 놓고, 갱신되었을 기간(2년) 안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그 집을 임대하면 세입자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제6조의3 제5항). 배상액은 다음 세 가지 중 가장 큰 금액이다(같은 조 제6항).
- 갱신 거절 당시 월세의 3개월분
- 제3자에게 임대해 받은 환산월세와 거절 당시 환산월세의 차액 2년분
- 갱신 거절로 세입자가 입은 실제 손해액
한편 집주인과 세입자 양쪽 모두 6개월~2개월 전 사이에 아무 통지를 하지 않으면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자동 갱신되는 묵시적 갱신이 된다(제6조). 이 경우 존속기간은 2년이고, 세입자는 언제든지 계약 해지를 통지할 수 있으며 통지를 집주인이 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생긴다(제6조의2). 청구권으로 갱신된 경우에도 세입자의 해지 통지는 같은 방식으로 3개월 후에 효력이 발생한다. 묵시적 갱신은 세입자의 청구권 사용 횟수를 소모하지 않는다는 점이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이다.
제도 평가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의 주거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와, 시장에 신규 전월세 물량을 줄이고 갱신 시점에 보증금이 한꺼번에 오르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평가를 함께 받는다. 도입 직후 '이중가격'이 생겼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갱신 계약은 5% 이내, 신규 계약은 시세대로 형성되는 구조 때문이다. 다만 개별 세입자 입장에서는 법이 보장하는 범위와 절차를 정확히 아는 것이 우선이다.
세입자·집주인 시사점
- 달력에 날짜 표시: 만료일 기준 6개월 전과 2개월 전 날짜를 계산해 두고, 늦어도 2개월 전 며칠 앞서 요구한다.
- 증거 남기기: 갱신 요구는 문자나 내용증명으로 하고 답변도 보관한다.
- 실거주 통보 확인: 집주인이 실거주를 주장하면 실제 입주 계획과 대상자(본인·직계존비속)를 구체적으로 확인한다.
- 5% 각각 적용: 보증금과 월세를 따로 계산하고, 상한 초과 요구에는 응하지 않아도 된다.
- 집주인은 통지 시기 준수: 거절 사유가 있다면 만료 6개월~2개월 전 안에 명확히 알려야 분쟁을 줄일 수 있다.
결론
계약갱신청구권은 시기, 횟수, 거절 사유, 증액 상한의 네 요소로 요약된다. 만료 6개월~2개월 전 사이에 한 번 행사하고, 집주인은 열거된 9가지 사유가 아니면 거절할 수 없으며, 갱신 시 보증금·월세는 각각 5%를 넘길 수 없다. 조문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계약 때는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최신 내용을 확인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