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기사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면서 가장 자주 오해받는 숫자가 주택보급률이다. "이미 100%를 넘었으니 집은 충분하다"는 주장과 "그런데 왜 내 집은 없느냐"는 반문이 같은 숫자를 근거로 부딪친다. 두 주장 모두 지표를 잘못 읽고 있다.
주택보급률은 집이 몇 채 있는지를 세는 지표다. 그 집을 누가 소유하는지, 그리고 소유자가 그 집에 사는지는 세지 않는다. 뒤의 두 질문에 답하는 것이 각각 자가보유율과 자가점유율이다. 세 숫자는 이름이 비슷해 보이지만 분모와 분자가 전부 다르다.
아래에서는 산정식을 하나씩 뜯어 세 지표가 무엇을 세고 무엇을 빠뜨리는지, 그리고 세 숫자를 어떤 순서로 겹쳐 읽어야 시장이 보이는지를 정리한다.
산정식 — 분자와 분모에 무엇이 들어가나
주택보급률의 정의는 간단하다. 지표 소관 기관인 e-나라지표는 "주택의 수를 주택 수요자인 가구 수로 나눈 비율로, 주택이 보급된 정도를 파악하는 지표"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두 가지를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 첫째, 분자에는 빈집이 들어간다. 지방 소도시의 오래 비어 있는 집도, 사람이 살지 않는 미분양 물량도 한 채로 계산된다. 둘째, 분모는 사람 수가 아니라 가구 수다. 인구가 줄어도 1인 가구가 늘어 가구가 쪼개지면 분모는 커진다.
산정 방식도 한 번 바뀌었다. 다가구주택 한 동을 1호로 세던 옛 방식 대신, 구분거처를 각각 별개의 호로 반영하는 신주택보급률이 2009년부터 함께 쓰이고 있다. 같은 건물이라도 새 방식에서는 주택 수가 늘어난다. 오래된 자료와 최근 자료를 나란히 놓고 비교할 때 이 차이를 확인하지 않으면 없던 증가분이 보인다.
100%를 넘었는데 체감이 다른 이유
2023년 말 기준 전국 주택보급률은 102.5%로 1년 새 0.4%포인트 올랐다. 산술적으로는 가구 수보다 집이 많다. 그런데 지역을 나누면 그림이 완전히 달라진다.
| 지역 | 주택보급률 (2023년 말) | 읽는 법 |
|---|---|---|
| 전국 | 102.5% | 가구 수보다 집이 많음 |
| 지방 | 107.7% | 전국 평균을 끌어올리는 쪽 |
| 경기 | 99.3% | 가구 수에 근접 |
| 인천 | 99.1% | 가구 수에 근접 |
| 서울 | 93.6% | 가구 100곳당 집 94채 |
서울은 93.6%다. 가구 100곳에 집이 94채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서울 수치는 2019년 96.0%에서 2020년 94.9%, 2021년 94.2%, 2022년 93.7%, 2023년 93.6%로 4년 연속 내려왔다. 전국 평균이 오르는 동안 서울은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전국 평균 102.5%를 만드는 힘은 대부분 지방의 107.7%에서 나온다. 즉 "집이 남는 곳"과 "집이 모자란 곳"이 서로 다른 지역에 있는데, 이 둘을 한 숫자로 평균 낸 것이 전국 주택보급률이다.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의 부족과, 사람들이 떠난 곳의 잉여가 상쇄되어 100%를 넘는다.
자가보유율과 자가점유율 — 같아 보이는 두 숫자
주택이 충분한지와 별개로, 그 집을 누가 갖고 있느냐를 재는 지표가 따로 있다. 이름이 한 글자 차이라 자주 뒤섞이지만 정의가 명확히 다르다.
| 지표 | 정의 | 2024년 수치 |
|---|---|---|
| 자가보유율 |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비율 | 61.4% |
| 자가점유율 | 자신이 소유한 주택에 자신이 살고 있는 가구의 비율 | 58.4% |
두 값의 차이인 3.0%포인트가 곧 "집은 있지만 그 집에 살지 않는" 가구의 몫이다. 직장 때문에 다른 지역에 전세로 살면서 보유 주택은 임대를 준 경우가 여기에 들어간다. 이 간격이 벌어지면 소유와 거주의 분리가 심해졌다는 뜻이고, 좁아지면 실거주 목적의 소유가 늘었다는 신호로 읽는다.
2024년도 주거실태조사에서 자가보유율은 61.4%, 자가점유율은 58.4%로 집계됐다. 같은 조사에서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6.3배,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중은 3.8%였다. 소득 대비 가격 부담과 주거의 질을 함께 보라는 뜻으로 붙어 있는 숫자들이다.
자가점유율은 장기 시계열로 보면 더 흥미롭다. 인구주택총조사 기준으로 1970년 71.7%였던 값은 1990년 49.9%까지 내려갔다가 2000년 54.2%, 2015년 56.8%, 2020년 57.3%로 완만하게 회복해 왔다. 산업화와 도시 집중이 진행되던 시기에 급락한 뒤, 반세기가 지나도록 1970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지표다.
세 지표를 겹쳐 읽는 순서
실무에서는 이 순서로 읽으면 오독이 줄어든다.
① 지역을 먼저 좁힌다. 전국 주택보급률은 의사결정에 거의 쓸모가 없다. 관심 있는 시·도 단위, 가능하면 시·군·구 단위 수치를 본다. 서울 93.6%와 지방 107.7%는 사실상 다른 나라의 통계다.
② 분모의 움직임을 확인한다. 보급률이 떨어졌다면 집이 줄어서인지, 가구가 늘어서인지 나눠 봐야 한다. 1인 가구 분화로 가구 수가 늘면 공급을 늘려도 보급률은 제자리에 머문다.
③ 자가점유율로 실거주 배분을 본다. 재고가 충분해 보여도 자가점유율이 낮으면 임차 수요가 두껍다는 뜻이고, 그 지역의 전월세 시장이 가격 결정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④ 두 자가 지표의 간격을 본다. 자가보유율에서 자가점유율을 뺀 값이 커지는 지역은 소유와 거주가 분리된 곳이다. 투자 목적 보유가 많다는 신호이므로, 정책 변화에 대한 가격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지표의 한계 — 무엇을 세지 않는가
세 지표 모두 공통으로 빠뜨리는 것이 있다. 주택의 질과 위치다. 준공 40년이 지나 정비가 필요한 집과 신축 아파트가 분자에서 같은 한 채로 계산된다. 직장과 두 시간 거리에 있는 빈집도 한 채다. 통계상 재고에는 잡히지만 실제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는 물량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또 하나는 시점 차이다. 주택보급률은 인구주택총조사를 기반으로 하므로 발표까지 시차가 있고, 자가보유율·자가점유율은 매년 시행되는 주거실태조사에서 나온다. 근거 조사와 기준 시점이 다른 숫자를 같은 문장에 나란히 놓을 때는 각각의 기준 연도를 명시해야 한다. 이 글이 2023년 말 기준과 2024년 조사 기준을 구분해 표기한 이유도 같다.
실수요자·투자자를 위한 시사점
- 전국 주택보급률 102.5%를 근거로 "공급이 충분하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서울 93.6%와 지방 107.7%가 만든 평균값이다.
- 관심 지역의 보급률은 절대 수준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서울처럼 4년 연속 하락하는 흐름은 재고 증가가 가구 증가를 못 따라간다는 뜻이다.
- 보급률이 떨어질 때 분모(가구 수)를 확인한다. 1인 가구 분화가 원인이면 소형 주택 수요가 상대적으로 두터워진다.
- 자가보유율(61.4%)과 자가점유율(58.4%)의 간격은 임대로 돌린 보유 주택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이 간격이 큰 지역일수록 임대차 정책에 민감하다.
- 자가점유율이 낮은 지역에 실거주 목적으로 들어갈 때는 전월세 시세의 변동성을 매매가 못지않게 살펴야 한다.
- 옛 자료를 인용할 때는 신·구 주택보급률 산정 방식이 섞이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2009년 이후 신주택보급률에서는 다가구 구분거처가 각각 계산된다.
결론
주택보급률은 재고를, 자가보유율은 소유를, 자가점유율은 거주를 센다. 세 숫자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것은 통계의 결함이 아니라 시장의 실제 모습이다. 집은 전국적으로 남지만 서울에서는 모자라고, 소유한 가구는 열에 여섯인데 그중 일부는 자기 집에 살지 않는다.
"주택보급률 100% 돌파"라는 한 줄로 주거 문제를 정리하려는 시도가 계속 실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나의 비율이 답할 수 있는 질문은 하나뿐이다. 나머지 두 질문은 나머지 두 지표에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