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외국인이 집을 살 수 있느냐는 질문의 답은 "살 수 있다"이지만, 그 뒤에 붙는 조건이 한국의 상식과 상당히 다르다. 한국에서 집을 사면 소유권은 기한이 없다. 베트남에서 외국인이 취득하는 것은 기한이 정해진 소유권이고, 게다가 한 건물에서 외국인이 가져갈 수 있는 몫에 총량 한도가 걸려 있다. 계약 직전에 "이 동은 외국인 쿼터가 이미 찼다"는 말을 듣는 사례가 반복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근거 법령은 2023년 개정된 주택법(제27/2023/QH15호)이다. 2014년 주택법을 대체해 2024년 8월 1일부터 시행됐고, 세부 절차는 시행령 제95/2024/NĐ-CP호와 건설부 통달로 보완됐다. 이 글은 2026년 9월 기준으로 그 규정을 취득 자격, 수량 한도, 소유 기간, 금지 구역, 매입 부대비용, 처분 단계 순으로 정리한다. 한국 거주자에게만 따로 붙는 신고 의무도 마지막에 함께 본다.
누가 살 수 있나 — 취득 자격
주택법은 주택을 소유할 수 있는 외국 측 주체를 세 갈래로 나눈다. 첫째는 베트남에서 주택건설 투자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외국인 투자기업이다. 둘째는 베트남에서 영업 중인 외국 기업·지점·주재사무소 및 외국계 은행 지점으로, 이들은 자기 임직원 거주 목적 범위에서 취득한다. 셋째가 개인 투자자에게 해당하는 항목으로, 베트남 입국이 허용된 외국인 개인이다.
세 번째 요건의 실질은 단순하다. 유효한 여권과 입국 도장, 즉 합법적으로 베트남에 입국할 수 있는 신분이면 자격이 성립한다. 장기 거주 비자나 임시거주증(TRC)을 별도로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외국인에게 실거주 요건을 요구하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문턱이 낮은 편이다. 다만 자격이 있다는 것과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것은 별개다. 외국인이 취득할 수 있는 대상은 원칙적으로 상업용 주택개발 프로젝트 안의 주택이다. 개발사업지 밖에 있는 기존 개인 소유 주택을 베트남인에게서 직접 사들이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
얼마나 살 수 있나 — 30%와 250채
수량 한도는 두 층위로 걸린다. 아파트는 한 동(棟)의 전체 세대 수 가운데 외국인이 소유할 수 있는 비율이 30%를 넘지 못한다. 여러 동이 같은 지하층·기단부를 공유하는 복합 단지라면 그 단위를 하나로 묶어 계산한다. 이 한도는 개인별 한도가 아니라 외국인 전체의 합계 한도이므로, 인기 단지에서는 분양 초기에 소진되는 경우가 흔하다.
단독주택(빌라·타운하우스 등)은 지역 단위로 총량이 정해진다. 인구 1만 명 규모의 동(洞)급 행정단위를 기준으로, 하나의 프로젝트 안에서는 주택 수의 10%까지, 그리고 해당 행정단위 전체를 통틀어 250채를 넘길 수 없다. 같은 행정구역에 프로젝트가 여러 개 있어도 250채는 합산해서 적용된다.
| 구분 | 한도 | 산정 단위 |
|---|---|---|
| 아파트 | 전체 세대의 30% | 1개 동(기단부 공유 시 합산) |
| 단독주택 — 프로젝트별 | 주택 수의 10% | 개별 프로젝트 |
| 단독주택 — 지역 총량 | 250채 | 동(洞)급 행정단위(인구 1만 명 기준) |
한도를 초과해 체결된 계약은 소유권 증서 발급 단계에서 걸린다. 계약서에 서명하고 대금을 넣었더라도 증서가 나오지 않으면 소유권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계약 전에 해당 동의 외국인 소유 잔여 쿼터를 서면으로 확인하는 절차가 사실상 필수로 자리 잡았다.
얼마나 오래 소유하나 — 50년과 연장
외국인 개인의 소유 기간은 소유권 증서에 기재된 날부터 50년이다. 만료 전에 신청하면 1회에 한해 최대 50년 연장이 가능하므로, 이론상 최장 100년까지 보유할 수 있다. 연장 절차와 요건은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으며, 만료가 임박해서야 신청하면 처리 기간에 쫓기므로 여유를 두고 진행하는 편이 안전하다.
외국 기업은 다르다. 소유 기간이 투자등록증(IRC)에 적힌 사업 기간을 넘지 못하며, 사업 기간이 연장되면 그에 맞춰 함께 연장된다. 즉 법인 명의 보유는 법인의 존속과 운명을 같이한다.
예외 — 베트남 국민과 혼인한 경우
외국인이 베트남 국민 또는 해외 거주 베트남인과 혼인한 경우에는 기간 제한 없이 내국인과 같은 안정적·장기적 소유가 인정된다. 50년 규정은 이 경우에 적용되지 않는다. 혼인 관계를 증명하는 서류가 증서 발급의 핵심 첨부서류가 된다.
살 수 없는 곳 — 국방·안보 구역
자격과 쿼터를 모두 충족해도 위치 때문에 막히는 경우가 있다. 주택법은 국방·안보 확보가 필요한 구역에서 외국인의 주택 소유를 금지한다. 국경 인접 지역, 군사시설 주변, 성(省)급 이상 당·정부 기관 청사 인근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상 구역은 국방부·공안부의 통보를 받아 각 성 인민위원회가 공표하며, 그 목록은 갱신된다.
이 규정은 개발사업 단계에서 걸러지는 것이 원칙이라, 정상적으로 인허가를 받은 프로젝트라면 문제되지 않는다. 다만 전매·중고 거래로 물건을 인수할 때는 프로젝트 자체가 외국인 소유 허용 목록에 들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매입 단계에서 실제로 드는 돈
표시된 분양가만 보고 예산을 짜면 어긋난다. 통상 주택 가격 외에 3~6% 수준의 부대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항목별로 보면 신규 분양의 경우 부가가치세 10%가 붙고, 아파트는 유지보수기금 2%를 별도로 납부한다. 소유권 이전 단계에서는 등록수수료 0.5%와 공증 수수료 0.1~0.15%가 발생한다. 계약금은 통상 매매가의 5~10% 수준에서 정해지고, 현지 은행 대출을 이용하는 경우 자기자금 30% 이상을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금 지급 방식에도 제약이 있다. 외국인의 주택 취득 대금은 베트남 내 은행 계좌를 통해 지급하도록 정해져 있다. 현금으로 주고받은 거래는 자금 출처 증빙이 남지 않아, 나중에 매각 대금을 국외로 송금할 때 문제가 된다.
+ 등록수수료 0.5% + 공증 0.1~0.15% + 중개·법률 실비
되팔 때 — 양도 단계의 과세
베트남에서 개인이 부동산을 양도하면 양도가액 전체에 2%를 곱한 금액을 개인소득세로 낸다. 취득가액이나 보유기간을 따지지 않는 총액 과세라는 점이 한국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손해를 보고 팔아도 세금은 나온다. 신고·납부 기한은 양도일부터 10일 이내로 짧다. 법인이 양도하는 경우에는 실제 차익에 20%의 법인세율이 적용된다.
또 하나 주의할 지점은 잔여 소유 기간이다. 50년 기한부 소유권은 시간이 갈수록 남은 기간이 줄어든다. 다음 매수자가 외국인이라면 그가 인수하는 것은 남은 기간이므로, 보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외국인 간 재매각 시 가격 협상에서 불리해진다. 베트남인 매수자에게 파는 경우에는 기한 문제가 해소되지만, 그만큼 매수자 풀이 어느 쪽이냐에 따라 출구 전략이 달라진다.
한국 거주자에게 추가로 붙는 의무
베트남 법을 다 지켜도 한국 쪽 절차가 남는다. 첫째, 외국환거래규정상 거주자가 해외 주택의 소유권을 취득하려면 취득자금을 송금하기 전에 지정거래외국환은행에 신고하고 신고 수리를 받아야 한다. 취득 후에는 취득보고서를 내고, 보유 중에는 2년마다 계속보유 사실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하며, 처분하면 처분보고서를 낸다. 유학 자금 등 다른 목적으로 나간 돈을 그대로 주택 매입에 쓰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둘째, 국세청에 대한 명세서 제출이다. 취득가액 또는 처분가액이 2억 원을 초과하면 해외부동산 취득·보유·투자운용(임대) 및 처분 명세서를 다음 해 6월 30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임대소득이 없어도 보유 기간 내내 매년 내야 하는 의무다.
셋째, 양도 단계의 해외부동산 양도소득세다. 양도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이내에 예정신고하고, 다음 해 5월에 확정신고한다. 세율은 6~45% 기본세율이며 기본공제 250만 원이 적용된다. 국내 주택에 적용되는 1세대 1주택 비과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베트남에서 낸 2%의 세금은 외국납부세액공제로 반영하지만, 국내 산출세액에 비례한 한도가 걸린다. 취득가액과 양도가액은 각 거래일의 환율로 환산하므로, 환율 변동만으로 과세 대상 차익이 생기거나 사라질 수 있다.
| 단계 | 의무 | 기한 |
|---|---|---|
| 취득 전 | 지정거래외국환은행 신고·수리 | 취득자금 송금 전 |
| 보유 중 | 계속보유 사실 입증서류 | 2년 주기 |
| 보유 중 | 국세청 명세서(2억 원 초과) | 다음 해 6월 30일 |
| 양도 | 베트남 개인소득세 2% | 양도일부터 10일 이내 |
| 양도 | 한국 양도소득세 예정신고 | 양도일 말일부터 2개월 |
제도 평가 — 문턱은 낮지만 출구는 좁다
2023년 주택법은 외국인 취득 절차를 이전보다 명확하게 정비했다. 소유 기간 연장 절차가 시행령에 규정되면서, 과거 "50년 뒤에 어떻게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던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 취득 자격에 실거주 요건을 걸지 않은 점도 개방적이다.
그러나 제도의 무게중심은 진입 규제가 아니라 총량 규제에 있다. 30%와 250채라는 한도는 개인의 자격과 무관하게 작동하고, 그 한도가 얼마나 남았는지는 매수자가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 총액 2% 과세와 기한부 소유권이 겹치면, 단기 매매로 차익을 노리는 전략은 구조적으로 불리해진다. 이 시장은 짧게 사고파는 곳이라기보다, 임대 수익과 장기 보유를 전제로 접근해야 하는 곳에 가깝다.
실수요자·투자자 시사점
- 계약 전에 외국인 잔여 쿼터를 서면으로 확인한다. 아파트는 동별 30%, 단독주택은 행정단위 250채가 이미 소진됐는지가 소유권 증서 발급 가능 여부를 가른다.
- 프로젝트의 인허가 상태와 국방·안보 구역 여부를 먼저 본다. 외국인 소유가 허용된 프로젝트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자격을 갖춰도 증서가 나오지 않는다.
- 소유권 증서(핑크북) 발급 시점과 기산일을 계약서에 명시한다. 50년은 계약일이 아니라 증서 발급일부터 세므로, 발급이 지연되면 실질 보유 기간이 줄어든다.
- 부대비용을 3~6%로 미리 잡아 둔다. 부가가치세 10%와 유지보수기금 2%가 어느 쪽 부담인지는 계약 조건에서 갈리므로 조항으로 특정한다.
- 대금은 반드시 현지 은행 계좌를 통해 지급한다. 자금 흐름 증빙이 없으면 매각 대금의 국외 송금 단계에서 막힌다.
- 출구를 먼저 설계한다. 총액 2% 과세와 줄어드는 잔여 기간을 함께 계산하면, 몇 년 뒤 재매각 시 실제 손익이 계약 시점의 기대와 크게 달라진다.
- 한국 쪽 신고 일정을 캘린더에 넣는다. 송금 전 신고, 2년 주기 보유 입증, 매년 6월 30일 명세서, 양도 후 2개월 예정신고가 각각 별개의 의무다.
결론
베트남에서 외국인이 집을 사는 일은 자격 요건보다 수량과 기간의 문제다. 입국이 가능한 외국인이라면 자격은 대체로 충족되지만, 그 물건이 외국인 배정분에 남아 있는지, 소유권이 몇 년짜리인지, 그리고 되팔 때 남은 기간이 얼마인지가 실제 수익을 결정한다. 여기에 총액 2% 과세와 한국 쪽의 다층적인 신고 의무가 얹힌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은 시세 전망이 아니라, 이 네 가지 숫자가 자기 사안에서 어떻게 찍히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