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규칙 제3조 제2항)
등기사항전부증명서 1통
대출 원금 대비 통상 비율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할 문서는 매물 사진도, 중개사의 설명도 아니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 한 장이다. 흔히 부르는 이름은 등기부등본이지만, 2011년 부동산등기법 전부개정 이후 공식 명칭은 등기사항증명서다. 종이 장부를 그대로 베낀 '등본'이 아니라 전산화된 등기기록의 사항을 증명해 주는 문서라는 뜻이다.
이 문서가 어려워 보이는 이유는 분량이 아니라 구조 때문이다. 세 칸으로 나뉘어 있고, 각 칸이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 무엇인가(표제부), 누구 것인가(갑구), 누가 걸어 놓았는가(을구). 이 셋을 구분하는 순간 문서는 갑자기 읽히기 시작한다. 반대로 이를 구분하지 못하면 을구에 찍힌 큰 숫자 하나에 놀라 멀쩡한 매물을 놓치거나, 갑구에 조용히 들어온 가압류 한 줄을 못 보고 계약금을 넣는다.
아래 내용은 2026년 8월 기준 부동산등기법·부동산등기규칙·민법·등기사항증명서 등 수수료규칙, 그리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의 현행 조문을 근거로 정리했다. 수수료와 금액 기준은 개정 시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거래 시점의 조문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세 칸이 각각 답하는 세 가지 질문
등기기록은 토지등기기록과 건물등기기록으로 나뉘고, 각 기록은 표제부와 갑구·을구로 구성된다. 근거는 부동산등기법 제14조·제15조이며, 각 칸에 무엇을 적는지는 부동산등기규칙 제13조가 정하고 있다.
| 구분 | 답하는 질문 | 주요 기재사항 |
|---|---|---|
| 표제부 | 이 부동산이 무엇인가 | 소재지번, 지목·면적(토지) / 건물명칭·건물번호·건물내역(건물), 등기원인 및 기타사항 |
| 갑구 | 누구의 소유인가 | 소유권 변동, 가등기, 압류, 가압류, 경매개시결정, 처분금지 가처분 |
| 을구 | 소유권 외에 누가 무엇을 걸었는가 | 저당권·근저당권, 전세권, 지상권, 지역권 등 소유권 이외의 권리 |
집합건물, 즉 공동주택이라면 표제부가 두 번 나온다. 건물 전체를 설명하는 1동의 표제부와 내가 사려는 호실을 설명하는 전유부분 표제부다. 대지권 표시가 전유부분 표제부에 제대로 등재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대지권 등기가 없는 물건은 나중에 건물만 소유하고 땅에 대한 권리는 별도로 다투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갑구 — 소유권 이력보다 무서운 것은 예고 없는 한 줄
갑구를 읽을 때 초보자는 보통 현재 소유자 이름부터 찾는다. 그러나 실제 위험은 이름이 아니라 소유권 이외의 '표시'에 있다. 압류, 가압류, 가처분, 경매개시결정,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가 그것이다. 이 항목들은 모두 갑구에 들어온다. 을구가 아니다. 많은 사람이 "빚은 을구에 있다"고만 알고 있어서 갑구의 가압류를 놓친다.
가압류는 소유자에게 금전 채권을 가진 사람이 재산을 미리 묶어 둔 상태다. 본안 소송에서 채권자가 이기면 그 부동산은 경매로 넘어갈 수 있다. 처분금지 가처분은 소유권 자체를 다투고 있다는 신호다.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는 더 까다롭다. 나중에 가등기권자가 본등기를 하면 그 사이에 이루어진 등기는 순위에서 밀려 직권 말소될 수 있다. 이 세 가지가 갑구에 살아 있는 물건은 가격이 아무리 싸도 일반 실수요 거래로는 접근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또 하나 자주 놓치는 것은 소유권 취득 원인과 시점이다. 상속이나 증여로 최근 넘어온 물건, 신탁등기가 걸려 있는 물건은 계약 상대방이 실제 처분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 따로 확인해야 한다. 신탁등기가 되어 있다면 소유자는 수탁자인 신탁회사이고, 위탁자와 계약해도 신탁회사의 동의가 없으면 효력을 다투게 된다.
을구와 근저당 — 큰 숫자에 놀라기 전에
을구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것은 근저당권설정이고, 거기 적힌 채권최고액이 실제 빚보다 크게 보여 사람들을 당황시킨다. 근저당의 성격을 규정한 것은 민법 제357조다.
핵심은 제2항이다. 채권최고액은 원금이 아니라 원금에 앞으로 발생할 이자와 지연손해금까지 미리 얹어 둔 담보 한도다. 그래서 금융기관은 실무상 대출 원금보다 높게 설정한다. 은행권은 통상 원금의 110~120% 수준, 제2금융권이나 개인 채권자는 130% 안팎으로 잡는 경우가 많다. 이 비율은 법정 수치가 아니라 관행이므로 물건마다 다르다.
예) 채권최고액 3억 6,000만 원, 은행 근저당(120% 설정) → 3억 6,000만 원 ÷ 1.2 = 약 3억 원
예) 채권최고액 3억 9,000만 원, 130% 설정 → 3억 9,000만 원 ÷ 1.3 = 약 3억 원
다만 이 계산은 어디까지나 설정 당시 원금의 추정치다. 근저당은 그 성질상 채무를 갚아도 등기가 자동으로 줄지 않는다. 원금을 절반 갚았어도 등기부의 채권최고액은 그대로 3억 6,000만 원으로 남아 있다. 반대로 마이너스 통장처럼 한도 거래라면 지금 실제로 얼마를 쓰고 있는지 등기부만으로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전세든 매매든 금액이 큰 거래라면 소유자에게 금융기관이 발급한 부채증명서를 요구하는 것이 정석이다. 등기부는 한도를 보여줄 뿐 잔액을 보여주지 않는다.
순위는 접수번호가 정한다
같은 부동산에 관한 권리의 순위는 등기한 순서에 따른다. 같은 구 안에서는 순위번호로, 다른 구 사이에서는 접수번호로 앞뒤가 갈린다. 부동산등기법 제4조가 정한 원칙이다. 갑구의 가압류와 을구의 근저당 중 누가 앞서는지는 각자의 순위번호가 아니라 접수번호를 비교해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경매에서 배당 순서가 갈리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등기부에 적혀 있지 않은 위험
등기부를 다 읽었다고 안심하기 어려운 이유가 두 가지 있다. 첫째, 우리 법제는 등기에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등기 명의자가 진짜 권리자가 아니었다면, 그 등기를 믿고 거래한 사람이라도 원칙적으로 보호받지 못한다. 등기부는 조사의 출발점이지 보증서가 아니다.
둘째, 임차인의 권리는 등기부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은 주택의 인도와 전입신고만으로 생기고, 우선변제권은 여기에 확정일자가 더해지면 생긴다. 어느 쪽도 등기 사항이 아니다. 특히 소액임차인의 최우선변제금은 근저당권자보다도 앞서 배당된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기준은 아래와 같다.
| 지역 | 보증금 범위 | 최우선변제 금액 |
|---|---|---|
| 서울특별시 | 1억 6,500만 원 이하 | 5,500만 원 |
| 과밀억제권역·세종·용인·화성·김포 | 1억 4,500만 원 이하 | 4,800만 원 |
| 광역시·안산·광주·파주·이천·평택 | 8,500만 원 이하 | 2,800만 원 |
| 그 밖의 지역 | 7,500만 원 이하 | 2,500만 원 |
최우선변제 총액은 주택가액의 2분의 1을 넘을 수 없고, 임차인이 여럿이면 그 한도 안에서 비율로 나눈다. 다가구주택처럼 한 건물에 임차인이 여럿 있는 구조라면 등기부의 근저당 금액에 이 최우선변제 총액까지 더해서 내 순위를 계산해야 한다. 그래서 다가구 물건은 등기부와 함께 확정일자 부여현황을 반드시 열람해야 한다.
열람과 발급 — 700원과 1,000원의 차이
수수료는 등기사항증명서 등 수수료규칙이 정한다. 인터넷등기소 열람은 700원, 인터넷 발급과 무인발급기 발급은 1,000원, 등기소를 직접 방문해 열람하거나 발급받으면 1,200원이다. 방문 발급은 1통 20장까지가 1,200원이고 초과분은 장당 50원이 붙는다.
둘의 실질적 차이는 종이 출력 여부가 아니라 용도다. 열람은 화면으로 확인만 하는 것이고, 발급은 관인이 찍혀 제3자에게 제출할 수 있는 증명서를 받는 것이다. 은행 대출이나 관공서 제출용이라면 발급, 계약 전 확인 목적이라면 열람으로 충분하다. 인터넷 열람은 24시간 가능하고 최초 열람 후 1시간 이내에는 다시 볼 수 있다.
- 등기사항전부증명서(말소사항 포함)를 본다 — '현재 유효사항'만 보면 지워진 이력이 감춰진다
- 계약 당일 아침에 한 번 더 열람한다 — 잔금일 직전 근저당이 새로 설정되는 사례가 실제로 있다
- 표제부의 면적·호수와 계약서의 표시가 한 글자도 다르지 않은지 대조한다
- 갑구의 압류·가압류·가처분·가등기는 금액과 무관하게 계약 중단 사유로 본다
- 을구 근저당은 채권최고액이 아니라 부채증명서로 잔액을 확인한다
- 다가구·다세대는 확정일자 부여현황을 함께 열람해 선순위 임차보증금 총액을 확인한다
- 신탁등기가 있으면 계약 상대방이 아니라 수탁자의 처분 권한을 먼저 확인한다
제도의 한계 — 투명하지만 완결적이지 않다
한국의 등기 제도는 접근성 측면에서는 매우 앞서 있다. 남의 집 등기부라도 지번만 알면 700원에 누구나 볼 수 있는 나라는 흔치 않다. 문제는 이 투명성이 완결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공신력이 없고, 임차 관계가 등기부 밖에 존재하며, 근저당은 한도만 공시한다. 정보는 열려 있는데 판단에 필요한 정보의 절반은 다른 서류에 흩어져 있는 구조다.
그래서 실무의 무게중심은 등기부 한 장이 아니라 서류 조합으로 옮겨간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건축물대장, 토지이용계획확인원, 확정일자 부여현황, 그리고 필요하면 부채증명서. 이 다섯 가지를 겹쳐 놓았을 때 비로소 물건의 실체가 드러난다. 등기부만 보고 판단하는 습관이 위험한 것은 그것이 틀려서가 아니라, 맞는 정보만 담고 있고 빠진 정보를 스스로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결론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읽는 일은 세 개의 질문에 차례로 답하는 절차다. 이 부동산이 무엇이고(표제부), 누구 것이며(갑구), 누가 무엇을 걸어 두었는가(을구). 갑구에서는 소유자 이름보다 압류·가압류·가처분·가등기를 먼저 찾고, 을구에서는 채권최고액을 원금으로 오해하지 않고 설정 비율로 나눠 잔액을 가늠한 뒤 부채증명서로 검증한다. 순위 다툼은 순위번호가 아니라 접수번호가 정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등기부에 없는 것을 기억한다. 임차인의 대항력과 최우선변제금은 등기부 밖에 있고, 등기 명의를 믿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보호받지 못한다. 700원짜리 열람 한 번이 수억 원의 판단을 대신해 줄 수는 없지만, 그 한 번을 건너뛰고 손실을 본 사례는 매년 반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