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산정기준일 근거 조문
소유자 증가 행위 유형
일괄 지정 기준일
정비구역 안의 신축 빌라를 사고 나서 "여기는 입주권이 안 나온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등기부에도 문제가 없고 잔금도 다 치렀는데 조합에서는 현금청산 대상이라고 한다. 이 상황을 만드는 조문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제77조, 그리고 그 조문이 정하는 권리산정기준일이다.
권리산정기준일은 재개발·재건축 구역에서 누가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판정할 때 쓰는 날짜다. 이 날짜가 존재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정비사업 이야기가 돌기 시작하면 하나였던 소유권을 여럿으로 쪼개 입주권을 늘리려는 시도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법은 특정한 날을 못 박아 두고, 그 다음 날부터 늘어난 소유자에게는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를 막는다.
권리산정기준일이 정하는 것 — 날짜 하나로 갈리는 자격
도시정비법 제77조는 정비사업을 통해 분양받을 권리를 기준일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 원칙적인 기준일은 정비구역 지정·고시일이지만, 시·도지사는 투기가 우려되는 경우 그보다 앞선 날을 따로 정해 고시할 수 있다.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대부분 이 '따로 정한 날'이다. 구역 지정보다 몇 달, 때로는 1년 이상 앞선 날짜가 소급해 적용되기 때문이다.
기준일 다음 날부터 새로 만들어진 소유자 → 분양자격 제한(현금청산)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긴다. 기준일 이후에 거래를 하면 무조건 자격이 없어진다고 읽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제77조가 겨누는 것은 거래 자체가 아니라 소유자 수를 늘리는 행위다. 기준일 전부터 존재하던 빌라 한 채를 기준일 이후에 사면, 원래 있던 분양자격이 매수인에게 그대로 넘어온다. 반대로 기준일 다음 날 이후에 단독주택을 헐고 다세대주택을 지어 여덟 가구로 나눴다면, 그 여덟 가구는 하나였던 자격을 나눠 가질 뿐 여덟 개의 자격이 되지 못한다.
제77조가 정한 네 가지 유형
법이 소유자 증가 행위로 열거한 유형은 다음 네 가지다. 흔히 '지분 쪼개기'라고 불리는 것들이 여기에 들어간다.
| 유형 | 내용 | 현장에서 보이는 모습 |
|---|---|---|
| ① 필지 분할 | 1필지의 토지를 여러 필지로 나눠 소유자를 늘리는 행위 | 넓은 나대지가 갑자기 여러 지번으로 갈라진다 |
| ② 다세대 전환 | 소유자 1명인 단독주택·다가구주택을 소유자 여럿인 다세대주택으로 전환 | 구옥이 신축 빌라로 바뀌어 분양된다 |
| ③ 토지·건축물 분리 | 같은 대지에 속한 토지와 건축물을 각각 다른 사람이 취득 | 토지 따로, 건물 따로 등기가 나뉜다 |
| ④ 나대지 신축·집합건물 전환 | 나대지에 건축물을 새로 짓거나 기존 건물을 집합건물로 전환 | 빈 땅에 도시형생활주택·근생빌라가 올라간다 |
네 유형의 공통점은 물리적 실체는 거의 그대로인데 등기상 소유자만 늘어난다는 점이다. 그래서 법은 이 경우 늘어난 사람 수만큼 분양자격을 인정하지 않고, 기준일 이전 상태를 기준으로 자격을 계산한다. 시장에서 '물딱지'라고 부르는 물건이 대체로 이 범주에서 나온다.
기준일 이후 매매·증여는 어떻게 되나
자동완성 검색어에 '권리산정기준일 이후 매매', '이후 증여'가 나란히 오르는 것은 이 지점이 가장 헷갈리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 기준일 전에 성립한 물건을 기준일 후에 매수: 원칙적으로 분양자격이 승계된다. 제77조가 문제 삼는 소유자 증가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 기준일 후에 만들어진 물건을 매수: 신축 빌라 한 호실처럼 기준일 다음 날 이후 새로 생긴 구분소유권은 독립된 분양자격을 갖지 못한다.
- 기준일 후 증여·상속으로 공유지분을 나눔: 소유자 수는 늘지만 자격이 늘지는 않는다. 여러 명이 하나의 자격을 공유하는 형태가 된다.
-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은 별개 규정: 투기과열지구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재건축)·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재개발) 양수인의 조합원 지위를 제한하는 규정은 제39조에 따로 있다. 권리산정기준일을 통과했더라도 이 규정에 걸릴 수 있다.
- 토지등소유자 동의율 계산과도 다르다: 사업 추진 동의율에서 소유자로 세어지는 것과, 분양자격이 인정되는 것은 별개 판단이다.
서울 신속통합기획 사례 — 소급 적용이 만든 분쟁
권리산정기준일이 개별 구역 지정과 무관하게 일괄 지정되면서 대규모 분쟁이 생긴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신속통합기획이다. 서울시는 1차 선정구역에 대해 2021년 9월 23일, 2차 선정 및 미선정구역에 대해 2022년 1월 28일을 권리산정기준일로 지정했다. 후보지 공모 단계에서 미리 날짜를 못 박아 투기 유입을 차단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그 시점에 이미 착공되어 있던 신축 빌라들이었다. 사업지로 지정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인허가를 받아 지어진 건물의 계약자들이, 준공 시점이 기준일을 넘겼다는 이유로 현금청산 대상이 된 것이다. 서울시는 2025년 3월 중랑구 면목7구역·상봉13구역·면목5동 172-1구역, 동작구 상도15구역 등 140가구를 대상으로 기준일을 조정해, 건축물 사용승인일을 새 기준으로 삼아 분양 권리를 인정하는 구제 방침을 밝혔다.
이 사례가 남기는 교훈은 두 가지다. 첫째, 권리산정기준일은 매수인이 검색해서 알아내야 하는 정보이지 매도인이 알려 주는 정보가 아니라는 점이다. 둘째, 기준일은 행정청 판단으로 조정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예외적 구제이지 권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조정을 기대하고 매수하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
권리산정기준일 확인 방법
기준일은 고시로 공개되므로 마음만 먹으면 확인할 수 있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 1단계 — 시·도 고시 확인: 해당 광역자치단체 홈페이지의 고시·공고란에서 정비구역 지정 고시문 또는 권리산정기준일 지정 고시문을 찾는다. 구역명과 함께 날짜가 명시되어 있다.
- 2단계 — 구청 담당부서 확인: 자치구 주택정책 관련 부서에 구역명을 대고 기준일과 적용 범위를 문의한다. 후보지 단계에서 일괄 지정된 날짜가 있는지도 함께 확인한다.
- 3단계 — 물건의 이력 확인: 건축물대장에서 사용승인일과 용도 변경 이력, 등기부에서 구분소유 성립 시점과 분할 이력을 본다. 기준일과 이 날짜들을 나란히 놓고 비교한다.
- 4단계 — 조합·추진위 확인: 이미 조합이 설립된 구역이라면 조합에 해당 물건의 분양자격 인정 여부를 직접 확인한다. 최종 판단은 관리처분계획에서 이루어진다.
- 5단계 — 계약서에 특약 반영: 분양자격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의 해제·손해배상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한다. 구두 설명만 믿는 것은 위험하다.
매수 전에 점검해야 할 것
- 신축일수록 먼저 의심한다: 정비구역 안의 준공 5년 이내 빌라는 기준일 이후 신축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 시세보다 눈에 띄게 싸다면 이유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 구역 지정일이 아니라 기준일을 본다: 두 날짜는 다를 수 있고, 실제 판정은 기준일 쪽이다. 지정 고시일만 확인하고 안심하면 안 된다.
- 토지와 건물 등기가 나뉘어 있는지 본다: 제77조 ③유형에 해당하면 각각이 독립된 자격을 갖지 못한다.
- 현금청산이 되면 회수액이 시세가 아니다: 청산금은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산정되므로 매수가에 크게 못 미칠 수 있다. 손실 폭을 먼저 계산해 보아야 한다.
- 중개 설명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기준일 적용 여부는 조합·자치구의 판단 영역이다. 문의 결과를 문서나 녹취로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하다.
-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별도로 확인한다: 투기과열지구라면 제39조 제2항의 양도 제한에 걸리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두 규정은 서로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결론 — 등기부보다 고시문을 먼저 본다
정비구역 물건의 가치는 등기부에 적힌 면적이 아니라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느냐로 갈린다. 그리고 그 판정은 대부분 권리산정기준일이라는 날짜 하나에서 시작된다. 기준일 이전에 이미 존재하던 소유 형태인지, 아니면 기준일 다음 날 이후에 새로 만들어진 것인지가 자격을 결정한다.
확인 절차 자체는 어렵지 않다. 시·도 고시문에서 날짜를 찾고, 건축물대장과 등기부에서 그 물건이 언제 지금의 형태가 되었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문제는 이 순서를 계약금을 넣은 뒤에 밟는 사람이 많다는 데 있다. 정비구역 안의 물건을 볼 때는 시세표보다 고시문을 먼저 여는 것이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