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우리나라 보유세는 대체로 낮다"는 말을 공개석상에서 꺼냈다. 2026년 6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다. 이 한 마디는 단순한 발언이 아니라 정책 신호탄이었다. 이미 시장에서는 7월 부동산 세제 개편이 기정사실화되어 있었지만, 대통령의 직접 발언은 그 강도와 방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집을 가진 사람들, 특히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들에게는 세금 충격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는 신호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집권 1년을 지나면서 '공급 확대' 중심에서 '보유세 강화 + 금융 규제'의 이중 압박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이미 스트레스 DSR 3단계를 통해 수도권 고가 아파트 대출 한도를 사실상 반토막 냈고, 규제지역 25억 초과 주택의 담보대출 한도를 2억 원으로 제한했다. 여기에 7월 종부세·양도세 개편이 더해지면 보유 비용과 매도 시 비용 모두가 동시에 오르는 '더블 압박' 국면이 된다.
왜 지금 보유세인가: 이재명 정부의 논리
이재명 대통령이 보유세 강화를 꺼내는 이유는 단순히 '부자 증세' 프레임이 아니다. 정부의 공식 논리는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 실효 세율은 OECD 평균보다 여전히 낮다.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이 미국·영국·캐나다 등 주요국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둘째, 낮은 보유세는 다주택 보유를 사실상 '무비용 투기'로 만들어 시장 왜곡을 일으킨다는 진단이다. 셋째, 반도체·제조업 등 실물경제에서 벌어들인 소득이 부동산으로 집중되는 자본 흐름을 세제를 통해 교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6월 22일 시점에서 "투기 억제와 공급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며 7월 세제 개편안이 부동산 정책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 예고했다. 핵심은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하되, 비거주·다주택·임대사업 목적의 보유자에게는 세금으로 강한 신호를 보내겠다는 것이다.
7월 세제 개편의 예고된 내용: 무엇이 바뀌나
6월 22일 현재 정부가 7월 개편안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주요 항목은 크게 네 가지다. 아직 확정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언론 보도와 금융위·기재부 내부 검토 내용을 종합하면 윤곽은 상당히 명확하다.
🔴 예고된 7월 세제 개편 주요 항목
-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현재 60~80% 수준에서 90~100%로 단계적 상향. 공시가 현실화와 결합 시 실질 세부담 큰 폭 증가
-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비거주·다주택자 대상 장특공제율 하향 조정. 실거주 요건 강화로 '거주 없이 장특공제' 수혜 차단
-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보증 제한: 본인이 거주하지 않는 집을 보유하면서 타지역 전세대출 받는 행태 규제. 위장 전입 차단 목적
- 다주택자 전세대출 DSR 반영 강화: 1주택자라도 수도권 규제지역 임차인인 경우 전세대출 이자를 DSR에 반영. 갭투자 구조 원천 차단
이 중 시장 파급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항목은 장특공제 축소다. 현행 제도에서 10년 이상 보유 시 최대 30~40%의 장기 보유 특별 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이것이 줄어들면 오래 보유한 강남 고가 주택 소유자들의 매도 세금 부담이 급격히 올라간다. 역설적으로 단기적으로는 '팔고 싶어도 세금이 너무 많아 못 팔겠다'는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기존 금융 규제와의 합산 효과: '더블 압박'의 실제 위력
보유세 개편이 강조되는 이유는 이미 가해진 금융 규제와의 상승효과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금융 규제는 세 가지 방향에서 동시에 강화됐다. 규제지역 LTV는 40%로 묶였고, 25억 초과 주택은 주담대 한도가 2억 원에 불과하다. 스트레스 DSR 3단계로 인해 수도권 고가 아파트 매수 시 대출 가능 금액이 실질적으로 수천만~수억 원 감소했다.
여기에 7월 보유세 강화가 더해지면 '사기도 어렵고(금융 규제), 팔기도 불리하고(장특공제 축소), 갖고 있기도 부담스럽다(종부세 인상)'는 삼중 압박이 완성된다. 이 시나리오에서 가장 타격을 받는 것은 강남권 다주택자와 비실거주 1주택자들이다.
정책의 실효성 논쟁: 세금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는가
이재명 정부의 보유세 강화 정책에 대해 시장에서는 효과와 부작용을 동시에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지론자들은 낮은 보유세가 주거 목적 외 주택 수요를 부추겨 가격을 왜곡했으므로, 보유 비용을 높이면 비실거주 매물이 시장에 나와 공급이 늘고 가격이 안정된다고 주장한다. 장기적으로는 주거용 부동산의 투기 수요를 줄이고 시장을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먼저 '매물 잠김' 우려다. 세금이 올라가면 오히려 팔기 싫어지는 심리가 강해져 매물이 더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장특공제 축소는 이미 큰 양도세 부담을 지고 있는 장기 보유자들이 매도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어 오히려 공급 부족을 심화시킨다는 논리다. 또한 세금 인상이 임대료 상승으로 전가될 경우, 최종 피해는 세입자에게 돌아간다는 우려도 크다.
문재인 정부와의 비교: 같은 방향, 다른 설계
이재명 정부의 보유세 강화는 불가피하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비교된다. 문재인 정부 역시 2017~2022년 사이 종부세 강화, 양도세 중과, 대출 규제 등 수십 차례의 규제를 쏟아냈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오히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결국 공급 부족이라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수요 억제에만 집중한 것이 한계였다는 게 당시의 교훈이었다.
이재명 정부는 이 교훈을 의식한 듯 '세제 강화'와 동시에 '수도권 135만 가구 공급'(2030년 목표)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주택공급추진본부를 신설해 공급 기능을 집중시키고, 중밀도 주택 모델을 통한 도심 공급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공급은 시간이 걸리는 반면 규제는 즉각 효과를 낸다. 세제 강화가 공급 확대보다 먼저 시장을 누른다면,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다.
집주인·투자자·세입자 각자의 대응 전략
7월 개편안 발표를 앞둔 지금, 각 당사자들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 다주택자는 7월 개편안 확정 후 양도세 부담을 정확히 계산해 매도 타이밍을 결정해야 한다. 장특공제 축소 전에 매도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으나, 시행일·경과 규정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실거주 1주택자는 이번 개편의 직접 타깃이 아니다. 단, 공시가격 현실화와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이 겹칠 경우 고가 1주택 보유자도 세부담 증가를 경험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을 미리 해둘 것.
- 비거주 1주택자(외지에 살며 서울 주택 보유)는 전세대출 규제 강화의 직접 타깃이 될 수 있다. 거주 여부를 실질화하거나 자산 재배치를 검토해야 한다.
- 세입자는 단기적으로 임대료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임대인이 세금 인상분을 월세·전세 인상으로 전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계약 갱신 청구권 사용 여부를 미리 계획하는 것이 현명하다.
- 투자 목적 신규 진입자는 7월 개편안 전문을 확인한 후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보유 비용 상승이 예상 수익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재계산하지 않은 상태의 진입은 위험하다.
결론: 정책은 예고됐다, 이제는 대비만 남았다
이재명 정부의 7월 세제 개편은 더 이상 '가능성'이 아니라 '예정된 사실'에 가깝다. 대통령이 직접 보유세 수준을 문제 삼고, 기재부와 금융위가 구체적 안을 만드는 시점에서 방향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단지 강도와 세부 설계만 남은 것이다.
과거 한국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실수는 항상 '예고 없는 갑작스러운 전환'이었다.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오랜 예고 기간을 두고 있다. 이 예고 기간이 독자들에게 주어진 최후의 준비 시간이다. 세제 개편이 발표되고 나서 당황하는 것은 이미 늦었다. 7월 이전, 지금 이 시간이 자신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세울 골든 타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