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출범 1주년을 넘긴 시점에서 한국 부동산 정책 지형은 유례없는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대출 규제, 세제 개편, 공급 확대를 삼축으로 하는 '3트랙' 전략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체감하는 불확실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실거주 요건 강화와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된 LTV 40% 규제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 축소·폐지 방침을 밝히면서 "살지도 않을 집에 오래 투기했다고 세금 깎아주는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직접 언급했다. 정부 방침에 발맞춰 국회에서는 비거주자의 부동산 양도소득에 대해 장특공과 1가구 1주택 비과세 적용을 모두 배제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7월 중 세제개편안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시장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장특공 폐지, 무엇이 달라지나

현행 소득세법상 1가구 1주택자가 10년 이상 장기 보유한 주택을 양도할 경우 최대 80%까지 양도소득세를 공제받을 수 있다. 이 혜택은 실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적용되어 왔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되면 비거주 1주택자는 공제율이 기존 최대 48%에서 단 8%로 급락한다. 시가 20억짜리 아파트를 10년 보유·비거주로 양도할 경우 수억 원의 세금 차이가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초·강남·송파 등 이른바 '강남 벨트'와 한강 변 고가 아파트가 주요 영향권에 놓인다. 해당 지역에는 실거주 없이 장기 보유한 고령 자산가나 해외 거주자들이 상당수 존재하며, 이들이 세제 개편 이전에 매물을 대거 내놓을 경우 단기 수급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강남구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 문의가 증가했다는 현장 목소리도 나온다.

"살지도 않을 집에 오래 두고 투기했다는 이유로 세금을 깎아주는 비정상을 이제는 정상화해야 한다. 실거주자에게는 혜택을, 투기자에게는 적절한 과세를 하는 것이 조세 정의다." — 이재명 대통령, 부동산 세제 관련 발언 (2026년 5월)

LTV·DSR 동시 강화: 대출 문이 좁아진다

세제 개편과 함께 금융 규제도 한층 조여졌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의 이른바 '3중 규제'에 묶이면서 수도권 규제지역 내 주담대 LTV 상한이 40%로 강화됐다. 25억 원 초과 주택의 경우 대출 한도가 최대 2억 원으로 제한되며, 15억~25억 원 구간은 4억 원, 15억 원 이하는 6억 원이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도 확대됐다. 유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내 전세대출에 DSR이 적용되고, 스트레스 금리도 1.5%에서 3.0%로 두 배 상향 조정됐다. 금리 인상 시나리오를 감안한 상환 능력을 더욱 엄격하게 심사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들도 예전과 같은 대출 규모를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현장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대출 한도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니 서울 중소형 아파트조차 매입이 버거워졌다. 실수요자와 투기자를 구별하지 않는 일률적 규제가 오히려 실거주자의 내 집 마련을 막는 역설을 낳고 있다." — 서울 마포구 30대 직장인 인터뷰 (2026년 6월)

다주택자·임대사업자 締出 전략의 실효성

2026년 4월부터는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대상은 약 1만 7,000가구, 4조 1,000억 원 규모다. 이 조치는 단기적으로 매물 출회를 유도하여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보유 주택을 전세로 돌리거나 법인 전환을 통해 규제를 회피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더 큰 문제는 수급 구조다. 대출 규제로 인해 매매 수요가 위축된 반면, 전세 수요는 오히려 증가하는 '매매 약세·전세 강세'의 이중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2026년 4~5월 서울 전세가격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두드러지게 높아졌으며, 전세 보증금을 올리지 못해 이사를 포기하는 세입자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공급 확대: 방향은 맞지만 속도는 느리다

이재명 정부의 공급 정책은 2025년 9월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으로 윤곽이 드러났다. 향후 5년간 전국 135만 가구, 수도권 연평균 27만 가구 착공이 목표다. 2026년 1월에는 용산구 1만 2,600호, 과천시 9,800호, 태릉CC 부지 6,800호 등 서울 내 총 5만 9,700호의 구체적 공급 계획이 발표됐다.

전문가들은 공급 방향성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착공에서 입주까지 통상 3~5년의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규제 강화로 수요를 억제하는 한편 공급은 중장기 과제인 구조 속에서, 단기적으로는 가격 불안 요인이 잔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책 평가: 조세 정의인가, 거래 빙하기인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시장 평가는 엇갈린다. 규제 강화론 측에서는 "투기 수요를 걷어내고 실거주 중심 시장을 만드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장 자율론 측에서는 "과도한 규제가 거래 빙하기를 초래하고, 전세 불안을 심화시키며, 결국 서민의 주거 비용을 높인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역사적으로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는 단기적으로 거래 위축을 야기하지만, 규제 완화 시점에 억눌린 수요가 분출되며 급등을 만들어내는 패턴을 반복했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장기적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반등의 씨앗을 뿌리는 것인지를 면밀히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실수요자·투자자를 위한 시사점

  • 비거주 1주택자: 장특공 폐지 법안 국회 통과 전 매도 타이밍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7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시장 충격이 클 수 있다.
  • 실거주 목적 매수자: LTV 40% 하에서 자기자본 비율을 재산정해야 한다. 대출 한도가 줄어든 만큼 잔금 조달 계획을 미리 세울 필요가 있다.
  • 전세 거주자: 매매 수요의 전세 전환으로 전셋값 상승 압력이 강해지는 구간이다. 전세보증보험 가입 여부 및 갱신권 행사 시점을 사전에 점검하라.
  • 다주택 보유자: 만기연장 금지 대출이 있는지 확인하고, 기한 내 처분·대환 전략을 조기에 수립해야 한다. 법인 전환 등 회피 전략도 추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유의하라.
  • 장기 투자자: 공급 확대 대상지역(태릉CC·과천·용산 인근)의 미래 가치는 유효하나, 착공~입주 시차를 감안한 장기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금융 동시 강화는 '투기와 실수요 분리'라는 명분 아래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정책 효과는 선언적 의도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전세 시장 불안, 거래 빙하기, 공급 지연의 3중 함정을 동시에 극복하지 못한다면 규제의 명분은 살아도 시장 안정이라는 실질은 담보할 수 없다.

7월 세제개편안 발표가 다가오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의사결정이 사실상 멈춰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제시하는 '정상화'의 설계도가 얼마나 세밀하고 균형 잡힌지, 그리고 시장이 이를 신뢰하는지 여부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다.

※ 본 기사는 공개된 정책 자료와 시장 현황을 바탕으로 작성된 분석·견해로, 특정 투자 행위를 권유하거나 법률·세무 자문을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별 투자 결정은 전문가 상담을 통해 본인의 재무 상황에 맞게 독립적으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부동산인사이트는 본 기사 내용에 근거한 투자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