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전월比 +7.1p)
입주 물량 감소율 (전년 대비)
(지방세 포함, 5월 9일 재적용)
2026년 5월 9일은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기억해야 할 날짜다. 이날을 기점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유예가 전면 종료됐다. 지방세 포함 최고 82.5%에 달하는 중과세율이 부활하면서 시장은 순식간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한동안 시장을 지탱해온 급매물이 사라지고, 매도인들의 호가는 굳건히 유지됐다. 이른바 '매물 잠김' 현상이다.
이 칼럼은 5월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을 해부하고, 그 구조적 배경을 짚어본다. 단기 등락에 일희일비하기 전에 시장이 지금 어떤 힘의 작용을 받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정책은 의도한 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수요는 어디로 갔는가? 전세 시장은 왜 폭주하는가? 이 세 가지 질문이 5월 부동산 시장을 읽는 핵심 열쇠다.
양도세 중과 재적용: 의도한 효과와 의도치 않은 부작용
정부가 양도세 중과를 다시 꺼내든 것은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를 막고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가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다. 유예 기간 동안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아 거래를 활성화하고 가격 안정을 이끌기를 기대했던 것이 원래 취지였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중과 유예 기간 내내 다주택자들의 매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유예 종료를 눈앞에 두고서야 일부 급매물이 시장에 나왔다. 그리고 5월 9일 이후, 세 부담을 이유로 시장에 남은 매도자들은 호가를 낮추지 않은 채 관망세로 전환했다. 세율이 높아질수록 매도자는 그 세금을 상쇄하기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하거나, 아예 팔지 않는다. 이것이 교과서가 말하는 '양도세의 역설'이다.
"세금이 매물을 막는다. 높은 양도세율은 매도를 억제해 오히려 공급 부족을 심화시킬 수 있다. 5월 이후 서울 시장은 이 역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교과서 사례다."
5월 셋째 주 부동산 이슈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양도세 중과 재적용 이후 매수 심리는 오히려 반등했다. 국토연구원의 서울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는 전월보다 7.1포인트 급등한 124.9를 기록했다. 역설적이게도, 매물이 줄어드니 "지금 사지 않으면 더 오른다"는 조급증이 매수자들 사이에서 고개를 들었다.
공급 절벽: 2026년 서울 입주 물량 48% 급감의 충격
시장 왜곡을 심화하는 또 다른 요인은 공급 측면이다. 2026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6,412세대로, 전년 대비 48% 급감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2020~2022년 고금리 전환 시점에 신규 인허가가 급감했던 것이 지금 시점의 입주 물량 절벽으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공급이 줄면 가격 하락을 억제하는 이른바 '지지대' 역할을 한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비슷한 물건이 시장에 많지 않다는 사실이 호가를 낮추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적 뒷받침이 된다. 수도권 핵심 지역, 특히 강남·송파·마포·용산 등지에서는 이 공급 부족 효과가 가격 하방 경직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 2026년 5월 부동산 시장 주요 이슈 타임라인
전세 시장의 폭주: 매매 포기자들이 만드는 수요
5월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심각한 부작용은 전세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매매 가격이 유지되거나 오르는 가운데, 고강도 대출 규제로 매수를 포기한 수요자들이 임대차 시장에 잔류하면서 전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가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최대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최대 2억 원 대출 한도 제한이 이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송파구, 성북구, 광진구 등 학군과 역세권이 결합된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급상승 중이다. 전세 시장의 착시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다주택자의 매물 잠김으로 전세 물건 자체가 줄어든 가운데, 줄어든 물건을 많은 수요자가 서로 쫓으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전세 과열'이라고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공급 부족이 만든 구조적 압력이다.
"전세가 오르는 건 집주인이 욕심을 부려서가 아니다.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전세 시장으로 몰리는 수요 압력이 진짜 원인이다. 규제가 매매 수요를 전세 수요로 전환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양극화: 모든 집이 오르는 게 아니다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현상은 '선별 장세'의 심화다. 안양 동안구, 광명시, 성남 분당구 등 정주 여건이 우수한 수도권 핵심 지역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 경기 외곽인 평택시, 고양 일산동구 등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 내부에서도 강남·서초·마포·용산과 그 외 지역의 온도 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역 간 격차가 아니다. 구조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좋은 입지'에 대한 프리미엄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규제와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한정된 '좋은 물건'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다. 투자 목적이든 실거주 목적이든, 입지 선택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시장이다.
정책은 의도한 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현재의 규제 조합은 시장 안정이라는 원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고강도 대출 규제는 매수 수요를 전세 수요로 전환시켜 전세 시장 불안을 야기했다. 다주택자 중과세는 매도 의욕을 꺾어 공급 부족을 심화시켰다. 이 두 가지 정책 효과가 맞물려 시장에서 가격 안정이 아닌 '거래 절벽 속 가격 유지'라는 기형적 구조가 만들어졌다.
정부도 이를 의식하는 듯, 서울 노원구 태릉 골프장 부지 개발 착공을 2029년으로 앞당기는 등 공급 측면 대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공급 정책은 시간이 걸린다. 오늘 인허가를 낸다 해도 입주는 빨라야 5~7년 뒤다. 단기 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수단은 아니다.
📌 실수요자·투자자 시사점
- 매물 잠김 장기화 대비: 중과세가 유지되는 한 다주택자 매물의 대거 출회는 기대하기 어렵다. 급매 대기 전략은 당분간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 전세 갱신 타이밍 점검: 전세 만기가 도래하는 경우, 재계약 협상을 미루지 말고 최소 3개월 전 집주인과 조율 시작을 권장한다.
- 입지 우선순위 재확인: 양극화가 심화되는 시장에서 '평균'을 사면 손해다. 역세권·학군·생활 인프라가 복합된 핵심 입지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 대출 한도 선제 점검: DSR 3단계 적용으로 대출 가능 금액이 크게 달라졌다. 매수 의향이 있다면 은행 방문 전 온라인 대출 시뮬레이션으로 실현 가능 금액을 먼저 파악하라.
- 청약 시장 재조명: 규제지역 내 신축 분양가는 주변 시세와의 괴리가 좁혀지고 있지만,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는 여전히 당첨 시 시세차익이 가능하다. 청약 통장 관리를 소홀히 하지 말 것.
- 금리 방향 모니터링 강화: 하반기 한국은행 금리 결정과 미 연준 정책 방향이 시장 변수가 될 것이다. 6월과 8월 금통위 회의 결과를 반드시 확인하라.
결론: 버티기 시장의 끝은 어디인가
다주택자의 버티기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보유세 부담, 생애 계획의 변화, 자녀 증여 필요성 등 다양한 요인이 언젠가는 매도를 강제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점이 올 때 시장에는 한꺼번에 물건이 쏟아질 수도 있다. 반대로 공급 절벽이 2027~2028년까지 지속된다면, 핵심 지역 가격은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어느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든, 지금 시장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모든 것이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과 '곧 폭락할 것'이라는 비관론 모두다. 시장은 지금 극단이 아닌 분화(分化) 중이다. 잘 고른 한 채가 잘못 고른 다섯 채를 이기는 시대, 정보와 판단력이 수익률을 결정하는 시장이 됐다. 이제 부동산 투자는 더 이상 누가 먼저 사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잘 아느냐의 게임이다.
본 칼럼은 필자(부동산인사이트 편집부)의 시장 분석 의견을 담은 것으로, 특정 부동산의 매수·매도를 권유하거나 투자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금리, 정책, 경기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으며, 과거 시장 흐름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거주 결정은 독자 본인의 상황과 판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필요 시 공인중개사·세무사 등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