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규제 분석

토허제 실거주 유예 확대, 시장 활성화인가 규제 후퇴인가
—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의 양면성을 해부하다

📅 2026년 5월 15일 ✍️ 부동산인사이트 편집부 ⏱ 약 10분 읽기
~2028년 5월 매수인 실거주 의무 최대 유예 기한
2026.12.31 토허제 실거주 유예 신청 한시 적용 마감일
무주택자 실거주 유예 매수인 적격 요건 (5월 12일 이후 유지)

이재명 정부는 2026년 5월 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이하 '토허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 대상을 기존 다주택자 보유 매물에서 '임차인이 거주하는 모든 주택'으로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사실상 세입자가 있는 집이라면 소유자의 주택 보유 수나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거래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 조치는 규제 완화를 통한 시장 유동성 공급이라는 정부의 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토허구역이라는 규제 수단 자체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원래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허가구역 내에서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나 주택을 거래하려면 관할 지자체로부터 거래 허가를 받아야 하며, 매수인은 허가 목적대로 실제 거주하거나 사용해야 한다는 실거주 의무가 핵심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이 핵심 요건을 상당 부분 유연화하는 것이어서, 정책의 본래 취지와 시장 현실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하다.

① 이번 조치의 배경: 매물 잠김 현상과 규제의 역설

토허구역 지정 이후 서울 강남·용산·마포 등 주요 허가구역에서는 이른바 '매물 잠김(lock-in)' 현상이 심화됐다. 세입자가 있는 집을 보유한 소유자들은 실거주 의무를 이행할 수 없어 매도 자체를 포기하거나, 세입자 계약 만료를 수년간 기다리며 시장 밖으로 물러섰다. 그 결과 거래 가능 매물이 급감하고, 남은 매물에만 수요가 집중되어 오히려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규제의 역설'이 발생했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26년 초부터 단계적으로 유예 범위를 늘려왔다. 먼저 2월 조치에서는 다주택자(비거주 2주택 이상)가 매도하는 세입자 거주 주택에 대해 매수인의 실거주 의무를 계약 종료 시점까지 유예했다. 이번 5월 확대안은 이를 비거주 1주택자와 일시적 2주택자까지 넓혀, 사실상 소유자의 유형과 무관하게 세입자가 있는 모든 매물에 적용하는 것이다.

"예외는 반드시 한시적이고 제한적이어야 한다. 토허구역 실거주 의무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시장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이번 조치의 목표다."

— 이재명 대통령, 부동산 정책 브리핑 관련 발언 (2026년 5월)

② 주요 변경 내용: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개정안의 핵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유예 대상 주택이 기존 '다주택자 소유 임차 주택'에서 '세입자가 거주하는 모든 허가구역 내 주택'으로 확대됐다. 둘째, 매수인은 2026년 5월 12일 이후 계속 무주택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는 실거주 의무 유예의 혜택이 실수요 무주택자에게만 돌아가도록 설계한 것으로, 갭투자 수요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셋째, 거주 유예 기한은 현재 체결된 임대차 계약의 최초 종료일까지이며,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더라도 매수인은 늦어도 2028년 5월 11일까지는 반드시 입주해야 한다. 넷째, 이번 조치는 2026년 12월 31일까지 신청 분에 한해 한시 적용되며, 추후 시장 상황에 따라 연장 여부를 재검토할 방침이다.

"세입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집을 팔지 못하는 구조는 재산권 침해에 가깝다. 이번 조치는 늦었지만 방향성은 옳다. 다만 무주택자 요건이라는 조건이 얼마나 실효성 있게 작동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 한국부동산분석학회 관계자, 정책 논평 (2026년 5월)

③ 시장 반응: 매물 증가로 이어질까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허가구역 내 중개업소들은 조치 발표 직후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한다. 특히 강남구·서초구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는 전세 낀 매물을 보유한 소유자들의 상담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른바 '1억-2억 이상의 전세보증금이 있는 세입자 계약을 몇 년 더 안고 가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매도를 결정하는 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매물 출회가 실제로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무주택자로 매수 자격을 제한한 것은 수요 측면에서 일정한 제약을 두는 조치지만, 강남권 고가 아파트의 경우 무주택 실수요자 중에서도 충분한 자금력을 갖춘 계층의 진입이 오히려 국지적 가격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무주택자 우선 매입 권한을 준 것이 '상위 무주택자'에게만 유리한 정책이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④ 정책 평가: 실효성과 한계 사이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는 '공급 확대 + 선별적 규제 완화'로 요약된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3기 신도시 속도 제고, 빈 건물 활용 공공임대 확충 등이 공급 측 처방이라면, 토허구역 실거주 유예 확대는 기존 규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수요·유통 측 처방에 해당한다. 두 방향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점에서 정합성이 있지만, 두 정책이 상충하는 국면도 존재한다.

예컨대 재건축 속도를 높이면 허가구역 내 정비사업 단지에서 이해관계가 복잡해진다. 실거주 의무 유예를 통해 매물이 늘어나는 것은 시장 안정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지역에서는 오히려 매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 정부가 이 두 정책의 상호작용을 얼마나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⑤ 토허구역 제도 자체의 미래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 자체의 존속 의미에 대한 논쟁도 재점화되고 있다. 예외와 유예가 누적되면 제도의 본질적 규제 효과가 희석된다는 것은 규제학의 기본 원칙이다. 실거주 요건이 핵심인 제도에서 실거주 예외가 폭넓게 적용된다면, 해당 제도를 유지할 실익이 있는지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학계 일각에서 제기된다.

반면, 허가구역 지정 자체는 여전히 투기 심리를 억제하는 신호로 기능한다는 반론도 있다. 허가구역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만으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매수세가 줄어드는 심리적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토허구역 제도의 장기적 방향성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이 정부의 부동산 철학과 직결되는 문제다.

⑥ 실수요자·투자자가 지금 점검해야 할 것들

결론: 정책의 방향은 맞지만, 섬세함이 필요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확대는 매물 잠김이라는 실질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현실적 처방이다. 무주택자 한정이라는 조건을 통해 투기 수요를 차단하려는 설계도 상식적이다. 그러나 정책 효과는 설계 의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강남권 무주택 고자산가로의 수요 집중, 토허구역 제도의 신뢰성 훼손, 그리고 재건축 기대감과의 상호작용 등 다층적 리스크를 정부가 얼마나 선제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이번 조치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정부는 12월 말까지를 한시 조치로 운영하며 시장 반응을 관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기간 동안 허가구역별 매물 출회량, 거래 가격, 무주택자 매수 비율 등 지표를 정밀하게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추가 보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규제를 완화한 후 시장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 다시 강한 규제로 돌아가는 것은 정책 신뢰를 크게 손상시킨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방향성의 일관성과 실행의 유연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이번 조치가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유예 #이재명부동산 #토허제완화 #부동산정책2026 #강남아파트 #매물잠김해소 #무주택자 #부동산규제

⚠️ 면책 고지: 본 기사는 공개된 정책 자료 및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투자 또는 법률적 판단의 근거로 사용하지 마시고, 실제 거래 시에는 반드시 공인중개사·법무사·세무사 등 전문가와 개별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정책 내용은 입법예고 이후 변경될 수 있으므로 국토교통부 및 관련 기관의 최신 공고를 확인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