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지구 확정 수
총 정비 예정 물량
목표 입주 시기
30년 된 아파트의 부활 — 1기 신도시 재건축의 현재
1990년대 초 입주한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 등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이 마침내 재건축의 물꼬를 트고 있다. 건축 후 30년이 지난 이들 단지는 노후화와 주거 환경 악화로 오랫동안 재건축을 갈망해왔지만, 규제와 사업성 문제로 발이 묶여 있었다. 그 장벽이 2025~2026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3개 선도지구를 확정하고 특별법에 따른 패스트트랙 절차를 적용, 구역지정부터 착공까지의 기간을 기존 10~15년에서 5년 내외로 단축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평촌 A-18 구역(꿈마을 우성 등 1,376가구)은 이미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마치고 재건축 인허가 절차에 진입했으며, 분당 4개 구역(1만2,055가구) 역시 성남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정비계획안이 조건부 통과됐다.
선도지구의 사업 일정: 기대와 현실 사이
정부가 제시하는 로드맵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속도보다 사업성"이 더 근본적인 문제라는 목소리가 높다. 재건축 분담금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평촌·분당 등 1기 신도시는 용적률이 이미 180~200%에 달해 사업성 확보를 위해 추가 용적률 인센티브가 필수인데, 이것이 주변 경관·교통 문제와 충돌하는 지점에서 주민 동의율 확보가 쉽지 않다.
세운4구역 논란: 규제 완화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또 다른 뜨거운 감자는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이다. 서울시가 이 구역의 건물 높이 규제를 기존의 두 배 수준으로 완화해주면서 경실련과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경관 훼손이 우려된다는 것이 핵심 논리다.
실제로 국가유산청은 세운4구역 고층 재개발 사업에 대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으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사건은 재개발 사업에서 '공공성'과 '사업성' 사이의 긴장 관계를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사례다. 규제 완화가 이루어지면 사업자와 조합원의 수익성은 높아지지만, 역사·문화적 자산의 보존과 도시 경관의 훼손이라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이 논란은 서울 도심 재개발 전반에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높이 규제 완화가 승인될 경우 유사한 논리로 다른 역사문화 환경지역 인근에서도 개발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세계유산영향평가에서 부정적 결론이 나온다면, 도심 정비사업 전반의 속도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 급매 vs 버티기의 갈림길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는 이날 이후 매도 시 최대 80%의 양도세가 적용됩니다. 재건축 추진 단지를 보유한 다주택자는 세금 리스크를 반드시 점검해야 합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재건축 추진 단지에 복잡한 파장을 일으킨다. 유예 기간 동안 관망하던 다주택자들이 이제 선택지를 강요받게 됐다. 높은 양도세를 감수하고 매도하거나, 재건축 완료 시점까지 장기 보유하거나, 증여나 법인 이전 등 절세 수단을 활용하거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된 단지들의 경우, 사업 완료 후 시세 상승을 기대하며 버티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재건축 기간 중 이주 비용, 분담금, 각종 세금 부담을 감당할 자금 여력이 없는 조합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조합원 지위를 양도하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오히려 재건축 추진 단지의 조합원 교체를 촉진하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경기권 정비사업 확대: 광명·용인·성남의 움직임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외에도 경기권 정비사업 시장은 전반적으로 활기를 찾고 있다. 광명, 용인 수지구, 성남 구도심 등에서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속속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경기도 내 대형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2026년에는 이르면 연내 일부 단지에서 시공사 선정 입찰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서울시는 5월 6일 제7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광진구 일대 주택재개발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변경을 결정했으며, 신속통합기획 후보지와 모아타운 10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강남·서초 자연녹지지역과 강남·송파 주요 재건축 단지의 토허구역 지정 기간도 1년 연장됐다.
재개발·재건축 투자자·조합원이 지금 반드시 챙겨야 할 5가지
- 선도지구 단지의 '분담금 추정액'을 반드시 확인하라 — 분담금이 수억 원에 달하면 재건축 후 시세 차익이 기대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다.
- 양도세 중과 적용 여부와 비과세 요건을 세무사와 사전 점검하라 — 5월 9일 이후 매도는 세금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
-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거래 시 거주 의무를 반드시 확인하라 — 서울 강남·송파 재건축 단지 매수는 실거주 계획 없이 불가능하다.
- 재건축 사업 단계별 진척 상황을 정비사업 정보몽땅(cleanup.seoul.go.kr)에서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라.
- 세운4구역 세계유산영향평가 결과를 주시하라 — 이 선례가 도심 재개발 전반의 규제 완화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
결론: 재건축은 '대박'이 아니라 '장기전'이다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 세운4구역 논란, 양도세 유예 종료. 2026년 5월의 정비사업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변수들이 교차하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기회 이면에는 분담금 부담, 사업 지연 리스크, 세금 폭탄, 규제 불확실성이라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재건축 투자는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게임이 아니다. 최소 5~10년의 장기 호흡으로 접근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금 흐름 부담과 사업 리스크를 견딜 수 있는 자금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분당과 평촌의 재건축이 실제로 2030년에 입주 물량을 쏟아낼 때, 그 수혜는 철저하게 준비한 사람들의 것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