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재건축·재개발은 단순한 주거 개선 사업이 아니다. 그것은 강남과 강북, 구도심과 신도시의 위계를 재편하는 도시 구조의 대수술이다. 2026년 봄, 그 수술대 위에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 이른바 '압여목성'이라 불리는 서울의 4대 핵심 재건축 벨트가 올랐다. 80조 원 규모로 예측되는 정비사업 시장이 본격 가동되는 첫 해, 시공사 선정 총회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이라는 두 개의 뇌관이 동시에 터지고 있다.
이 글은 압구정5구역 현대건설 우선협상 선정,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조합 출범, 반포·목동 시공사 선정 윤곽, 그리고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1년 연장 결정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투자자와 실수요자가 지금 이 국면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압구정5구역: 현대건설 단독 입찰의 의미
압구정특별계획구역 5구역은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에서 가장 많은 시선이 쏠리는 재건축 사업지다. 2026년 4월, 조합이 시공사 입찰 공고를 냈지만 현대건설 한 곳만이 응찰했다. 단독 입찰이다. 업계에서는 이 결과를 두 가지로 해석한다.
첫 번째는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의 관점이다. 압구정은 한강변 최고급 주거지로, 현대건설 입장에서도 '디에이치' 브랜드를 적용할 수 있는 최고의 포트폴리오 사업장이다. 경쟁 없이 수주하면서도 조합원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사업성과 공사비 부담'의 현실이다. 최근 건설 원가 급등, 인건비 상승, 고금리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로 대형 건설사들도 무분별한 수주 경쟁을 자제하고 있다. 단독 입찰은 역설적으로 사업 추진력에는 긍정적 신호이지만, 조합 입장에서는 협상력이 줄어드는 단점도 있다.
5월 23일로 예정된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과하면, 압구정5구역은 구체적인 사업 일정에 돌입하게 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합 내부 갈등과 인허가 지연 가능성을 '암초'로 지목하고 있어, 총회 통과 이후에도 변수가 남아 있다.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중 최초 조합 출범의 의미
2025년 5월, 목동신시가지아파트 14개 단지 중 최초로 재건축 조합이 공식 출범했다. 이는 목동 재건축이 '논의 단계'에서 '실행 단계'로 진입했음을 상징하는 역사적 이정표다. 목동신시가지는 1980년대 대규모 공영개발로 조성된 단지로, 용적률이 낮고 대지 면적이 넓어 재건축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14개 단지 전체로 본다면 아직 초기 단계다. 각 단지별로 조합 설립 동의율, 안전진단 결과, 정비계획 수립 시기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조합이 출범한 단지와 아직 초기 논의 중인 단지 사이의 속도 격차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단지별 가격 차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토지거래허가구역 1년 연장 — 규제의 칼날은 여전하다
서울시는 2026년 4월,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의 주요 재건축·재개발 단지 4.6㎢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하고 내년 4월 26일까지 1년간 효력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일정 면적 이상 부동산 거래 시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로, 이 구역 내에서는 매수 후 실거주 의무가 발생한다.
이 연장 결정을 두고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투자 목적의 단기 거래를 억제하고 투기적 수요를 차단한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재건축 추진의 가장 큰 동력인 소유자들의 자산 유동성을 제한해 오히려 사업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조합 설립 초기 단계에서 매도·매수 모두 제약을 받게 되면, 소유자 교체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80조 정비사업 시장 — 어떤 구역이 주목받나
2026년 서울 정비사업 시장 규모가 최대 8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는 강북권 전반에 걸쳐 굵직한 사업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아촉진2구역, 상계촉진3구역, 성산시영, 서빙고 신동아 등 서울 곳곳의 사업지가 2026년 주요 마일스톤을 앞두고 있다.
다주택자와 현금청산 — 투자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리스크
재개발·재건축 지역에 복수의 물건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규제지역 내 정비사업 보유자에게는 5년간 재당첨 금지 규정이 있으며, 한 사람이 재개발·재건축 구역의 부동산을 두 채 이상 보유하고 있다면, 늦게 진행되는 구역의 부동산은 입주권 대신 현금청산될 수 있다. 이는 투자 수익 구조 자체를 뒤바꿀 수 있는 치명적 리스크다.
또한 2026년 5월 9일부터는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다. 이 날짜 이전까지 매도하지 못한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는 최대 80%에 달하는 양도세 부담을 지게 된다. 재개발 구역이라면 단기 급매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해당 구역 내 단기 가격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
정책 평가: 규제 완화와 규제 강화의 동시 진행
2026년 서울 정비사업 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완화와 강화의 동시 진행'이라는 역설이다. 서울시는 한편으로는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 용도지역 상향 시 공공기여 완화, 절차 단축 등 정비사업 활성화 패키지를 제시하고 있다.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연장, 다주택자 현금청산 강화, 양도세 중과 재개 등 규제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중 구조는 무분별한 투기를 억제하면서도 실질적인 공급을 촉진하겠다는 정책 의도를 담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어떤 신호를 믿어야 하나"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조합원과 투자자 모두 정책 방향성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원하고 있으며, 이 불확실성이 결국 사업 속도 지연의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 구역 | 현재 단계 | 주요 이슈 | 주목도 |
|---|---|---|---|
| 압구정5구역 | 시공사 선정총회 대기 | 현대건설 단독 입찰, 5/23 총회 | ★★★★★ |
| 목동신시가지 | 일부 조합 출범 | 14개 단지별 속도 차 발생 | ★★★★☆ |
| 반포 재건축 | 시공사 선정 진행중 | 복수 건설사 각축 | ★★★★☆ |
| 성수 재개발 | 사업 초기 | 토허구역 내 거래 제한 | ★★★☆☆ |
| 여의도 재건축 | 구역 지정 단계 | 용도지역 상향 논의 중 | ★★★☆☆ |
🏗️ 투자자·실수요자 시사점 — 5가지 체크포인트
-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매수는 실거주 의무가 발생한다. 투자 목적의 단기 보유 전략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며, 최소 2~3년 실거주 계획이 없다면 접근을 재고해야 한다.
- 다주택 보유자는 동일인이 복수 정비사업 구역 부동산을 갖고 있을 때 현금청산 리스크를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사전 확인해야 한다.
-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 이후 규제지역 내 급매물이 나올 수 있다. 이 단기 창을 실수요자에게는 매입 기회로 볼 수 있으나, 개별 사업지의 사업성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 시공사 선정 총회가 통과된 단지와 아직 초기 단계인 단지 사이의 시세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업 속도가 빠른 단지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리하다.
- 80조 시장이라고 해서 모든 정비사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공사비 급등, 조합 내부 갈등, 인허가 지연 등 개별 리스크를 꼼꼼히 점검하고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결론: '압여목성'의 성공이 서울 재건축의 방향을 결정한다
2026년은 서울 재건축·재개발의 분기점이 될 해다. 압구정5구역 시공사 선정이 순조롭게 마무리되고, 목동신시가지 조합들이 순차적으로 출범하며, 반포와 여의도에서도 가시적인 사업 진척이 이루어진다면, 서울 도심 주택 공급의 새 장이 열린다. 반면 규제 불확실성과 사업비 급등, 조합 내부 갈등이 겹친다면 이 80조 기대는 상당 기간 지연될 수 있다.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단기 가격 동향보다 '이 사업이 실제로 언제 완료되는가'에 맞춰야 한다. 압구정5구역이 입주까지 이르는 데는 최소 7~10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여정을 감당할 준비가 된 투자자·실수요자에게만 지금의 시장이 기회가 될 수 있다.
본 기사는 부동산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콘텐츠이며, 특정 부동산의 매수·매도 또는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각종 법적·행정적 절차에 따라 예상과 다르게 변동될 수 있으며, 실제 투자 결정 시에는 반드시 법률·세무·부동산 전문가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기재된 사업 일정, 분양가, 규제 내용 등은 보도 자료 및 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변경될 수 있습니다.